고교생 동아리 ‘형설지공’ 보호운동 앞장… ‘반딧불이 날’ 제정 제안도
“환경 지표 가운데 하나인 반딧불이가 대전 도심의 밤을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밝혀줬으면 좋겠어요.”
대전지역 고교생들이 입시로 바쁜 시간을 쪼개 도심 주변의 반딧불이 보전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대전 대성고 박지민(17·2년) 강명수(17·2년), 충남고 방병권(16·1년), 보문고 서정환(16·1년) 군과 둔산여고 이진솔(17·2년) 양이 주인공.
지난해 초부터 대전사랑운동본부 청소년자원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해온 이들은 5월 대전 도심 인근인 서구 월평공원과 흑석동 노룻벌에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것을 확인하고 보존모임인 ‘형설지공(螢雪之功)’을 만들었다. 형설지공은 가난한 사람이 반딧불과 눈(雪)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공부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
형설지공은 주말이면 반딧불이 서식지를 찾아 반딧불이의 먹이인 다슬기를 잡거나 낚시를 하는 것을 말리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이 양은 “대전역과 터미널, 경기장, 주요 대회 행사장 등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 반딧불이 보호를 위한 홍보활동과 서명운동을 벌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활동으로 형설지공 팀원들은 2008년 9월 환경부로부터 생물자원보전 청소년 홍보리더로 선정됐다.
형설지공은 지난달 27일엔 박성효 대전시장을 만나 ‘반딧불이날’을 제정해 줄 것을 제안했다.
박 군은 “반딧불이날에 다슬기 방류행사, 반딧불이 및 생물자원 시와 글짓기, 서식지 생태환경 보전활동, 반딧불이 야간 비행 관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재미도 있고 생물자원에 대한 인식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