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산업으로 발전 가능성 확인
26만명 관람… 목표치 절반에 그쳐
경기 부천시가 원미구 상동신도시에 있는 영상문화단지와 호수공원에서 지난달 10∼30일 개최한 ‘제1회 부천세계무형문화엑스포’가 막을 내렸다.
‘혼, 즐거움, 감동이 있는 전통과의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연 이 엑스포에는 21일간 26만여 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1만여 명이 다녀간 셈.
▽성과=시가 64억 원을 들인 엑스포는 기초자치단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형문화재를 소재로 마련한 국제행사였다.
한국의 전통 무형문화재와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 무형문화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벼루장과 단소장 등 23개 국내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이 자신의 작품과 제작과정을 관람객에게 보여줬다. 북한과 일본,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 5개국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의 작품도 전시했다.
일반 공연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승전무, 법무, 태껸, 봉산탈춤, 줄타기 등을 선보여 전통 문화의 우수성을 알렸다.
또 엑스포 행사장에 설치된 전통한옥 공방은 앞으로 중요 무형문화재기능보유자들이 기능을 전수하고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자원봉사에 나선 시민들의 참여도 엑스포를 빛나게 했다. 관람객 안내는 물론 학원과 운수업체는 관람객 수송을 위한 차량을 무료로 제공했다.
▽문제점=관람객이 예상보다 적었다. 시는 당시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유료 관람객 40만 명과 무료 관람객 10만 명 등 모두 5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엑스포 행사장을 찾은 26만 명 가운데 유료 관람객은 10만5600여 명(40.3%)으로 절반에 못 미쳤다. 시는 당초 예상과 달리 관람객이 적어 17일부터 오후 6시 이후 관람할 경우 입장료의 50%를 할인해 주고 오후 8시 이후에는 입장료를 아예 받지 않았지만 관람객은 기대차를 밑돌았다.
또 세계문화엑스포에 걸맞은 다양한 콘텐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5개국의 전통공예품을 전시하고, 11개국의 민속공연을 선보였지만 국제적 수준의 행사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개선책=이에 따라 시는 내년부터 엑스포에 참가하는 무형문화재와 출품작을 늘릴 계획이다. 최소 20개국 이상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시는 무형문화재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인 ‘엑스포산업관’을 내년에 건립한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부천만화영상산업진흥원, 동춘서커스공연장 등과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2010년까지 전통한옥 공방을 60여 동 건립하는 등 무형문화재의 작업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
홍건표 시장은 “이번 엑스포는 무형문화재를 문화콘텐츠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