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 사이언스 북/레토 슈나이더 지음·이정모 옮김/328쪽·1만5000원·뿌리와이파리
마리화나와 카페인을 섭취한 거미는 어떤 줄을 만들어 낼까, 단두대에서 잘린 머리가 얼마나 살아 있을까, 1달러짜리 지폐를 경매에 부치면 얼마에 팔릴까…. 황당한 궁금증에서 출발한 실험들 속에서 과학자들의 집요한 열정과 끈기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스위스와 독일에서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동했던 저자는 130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에서 펼쳐졌던 기괴하고 황당한 실험 사례들을 모았다.
1894년 러시아 여성과학자 마리 드 마나세인은 강아지를 96시간 동안 잠을 안 재우는 실험을 했다. 실험용 강아지 네 마리가 모두 죽은 뒤에야 “잠을 전혀 재우지 않는 것은 영양을 전혀 공급하지 않는 것보다 생명에 훨씬 큰 위협이 된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강아지가 왜 죽었는지, 고등생물체가 왜 잠을 자야 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1885년 프랑스에서는 단두대에서 잘린 머리에 전기를 흘려보는 끔찍한 실험도 행해졌다. 라보르드는 잘려 나간 머리의 왼쪽 목 동맥을 개의 목동맥과 연결하고 오른쪽 목 동맥으로는 소의 피를 주사했다. 그리고 전기를 흘리자 근육에 경련이 일어났고 이가 떨리는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얼마동안 의식이 있는지를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