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 프로농구가 ‘스피드’로 무장한 팀들의 반란이 일어나면서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속공 등 빠른 승부를 추구하는 ‘스피드’ 농구 바람이 코트를 강타하고 있다.
시즌 개막 이전까지는 ‘장신 군단’ 원주 동부와 전주 KCC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스피드로 무장한 대구 오리온스와 울산 모비스, 안양 KT&G, 인천 전자랜드 등이 선전을 펼치면서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들은 속공과 모션오펜스 등으로 경기당 평균 90점 이상을 기록하는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100점 이상을 기록하며 승부가 갈린 경기도 벌써 6차례 나왔다. 이러한 현상은 동부와 KCC를 의식한 팀들의 변화가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들은 용병을 신장이 좋고 속공 가담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로 선발했다. 동부와 KCC전에서는 세트오펜스 상황에서의 득점이 어렵기 때문에 빠른 승부를 보기 위해 용병까지 ‘스피드’에 초점을 맞췄다. 전술도 1차 속공, 센터까지 가담하는 2차 속공 등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그 결과 팀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게 됐고, 경기 속도도 매우 빨라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높이가 좋지 않은 팀들이 KCC와 동부를 의식해 많이 움직이는 농구를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득점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광 KBL 경기위원장도 “김승현, 주희정 등 포인트가드가 능력이 있는 팀들이 이번 시즌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으로 코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당분간은 오리온스 등 빠른 팀들의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많이 뛰는 팀들의 약점은 체력이다. 정규리그 54경기 내내 똑같은 스피드로 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때문에 빠른 농구를 구사하는 팀 가운데 선수들 간의 기량차가 적고, 가용인원을 많이 보유한 팀이 초반의 상승세를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팀들 가운데 누가 끝까지 ‘높이’의 동부와 KCC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으로 자리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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