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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경쟁력]⑨삼보컴퓨터 김영민 부회장

입력 | 2008-11-08 15:53:00

삼보컴퓨터 김영민(41) 부회장. 홍진환 동아일보 기자.

삼보컴퓨터 김영민 부회장. 홍진환 동아일보 기자.


대전의 한 식당에 대학생 두 명이 '거지 꼴'로 나타난 것은 1988년 어느 날이었다.

두 학생은 가게 밖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들어와 방금 전 나간 손님이 남긴 음식을 보면서 주인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아주머니, 저 밥 어차피 버릴 거죠? 저희가 먹어도 되겠습니까?"

몰골은 옹색했지만 불량한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아 주인은 "먹어도 된다"고 허락했다.

잔반을 깨끗이 처리한 두 청년은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삼보컴퓨터 김영민(41) 부회장은 그 때 일을 떠올리며 "한번 시작한 일을 중간에 멈추는 것은 스스로 허락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광주 전남대 공과대 학생이었던 김 부회장은 친구에게 "우리 자전거 타고 서울 한 번 가볼까?"라고 제안했고 친구는 "그것 참 재미있겠다"며 함께 길을 떠났다.

"제대로 고생 한 번 해 보자"며 각자 주머니에는 5000원씩만 챙겨 넣었다. 빵과 우유를 몇 번 사먹자 이 돈은 곧 떨어졌다.

그 뒤부터 두 사람은 배가 고플 때마다 아무 식당에나 들러 주인에게 사정해 다른 손님이 남긴 밥으로 허기를 달랬다.

광주를 떠나 대전쯤 왔을 때. 친구는 "서울까지는 아무래도 힘들겠다, 돌아가자"고 김 부회장의 소매를 잡았다.

김 부회장은 "돌아갈 거면 왜 길을 떠났느냐"며 "절대 돌아갈 수 없다"고 친구의 손을 뿌리쳤다.

사이가 틀어진 두 사람은 하루 종일 서로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묵묵히 페달을 밟거나 오르막길에서 자전거를 밀었다.

김 부회장 자전거의 브레이크가 고장 나 논두렁에 처박혔을 때도 친구는 묵묵히 김 부회장이 다시 일어서는 것을 도와줄 뿐이었다.

그렇게 해서 둘은 결국 3일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반드시 하고야 만다"

結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