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에너지 허현강 대표가 홈페이지에 남긴 CEO 인사말.
▼서울메트로에 풍력발전기 공급하는 아하에너지 허현강 대표▼
"서양기술 사대주의자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겠다."
'지하철 풍력발전'이라는 낯선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들끓자 관심은 이 사업을 주관하는 회사 '아하에너지'에 쏠리고 있다.
풍력발전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아하에너지 허현강(55) 대표는 그간 '사단법인 우주과학정역연구원'이라는 동양철학 관련 단체 원장으로 활약해 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과학 관련 정규 교육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채 오로지 독학으로 동양학과 풍력발전에 대한 이론을 연마해 온 재야과학자로 알려졌다. 7일 어렵사리 기자와 통화가 된 그는 "허황된 이론"이라는 과학계의 비판에 대해 크게 화가 난 듯했다.
- '(지하철 풍력발전 아이디어가) 영구기관처럼 허황된 이론'이라는 과학계 인사들의 비판이 거세다.
"그렇지 않다. 예전에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도 학자들은 대부분 반대만 일삼았다. 지금도 일부 박사들이 실험 한 번 해보지 않고 이론과 상식에만 기대어 비판하는 것 아닌가? 가소롭기 그지없다. 우리가 직접 실험을 해서 전기가 두 배 더 나오고,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효율적인 장치라는 것을 입증했는데, 고맙게 생각해도 부족한 판에 우리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깼다는 비판은 말도 안 된다."
- 화가 난 건가?
"그렇지 않다. 두 달이 지나면 모든 게 끝난다. 판단은 그 때가서 해도 늦지 않다. 게다가 우리는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로부터 1원 한 푼 받지 않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을 텐데 왜들 이렇게 난리인지…."
- 설령 발전이 된다 해도 경제성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미 칠레와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몽골에서까지 구매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우리는 외부에서 구매 의뢰가 들어오면 '인증은 못 받을지 모르지만 발전으로 인한 수익성은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경제성이 없다면 그럼 우리가 어떻게 장사를 할 수 있었겠나? 우리는 신기술로 국부를 창출하는 기업인데, 말도 안 되는 논쟁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
- 그런데 이제껏 매출실적이 하나도 없지 않나?
"당연하다. 이제 막 개발했는데 무슨 매출이 나오겠나? 하지만 기존의 방식보다 최소 2배에서 6배까지 효율이 높기 때문에 곧 매출이 폭발할 것이다."
- 그런데 왜 이렇게 효율적인 풍력발전기가 논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추측컨대 동종업계의 시기와 반발로 사료된다. 과학계 역시 실제 실험 한번 안 해보고 배 아파하는 것 아닌가?"
- '지하철 풍력발전'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높다고 생각하는가?
"100%다. 우리는 이미 실험이 끝난 상태다. 최소한 한 환기구 당 1kw용량의 발전기 15개가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환기에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송풍기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독자 개발한 양방향 풍력발전 시스템은 양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바람을 앞뒤로 분산시켜 발전 효율은 높이고 공기의 흐름은 더욱 원활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발전날개를 다단으로 설치했을 경우에 그 안에서 터보효과가 발생한다. 상반된 날개가 중첩된 게 터보인데 이 것이 바람이 더 밀어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동영상을 찍어 놓은 것도 있다. 이미 실험을 통해 입증이 됐기 때문에 특허까지 받은 것 아니겠나? 확실하지 않으면 우리가 돈을 들여 왜 이런 짓을 벌이겠나."
- 허 대표께서 회사의 대주주인가?
"현재 내 지분은 50% 정도다. 개발비가 부족해 주식을 팔아서 충당했다."
- 동양철학을 깊게 공부하셨다는데, 풍력발전 개발과 조금은 동떨어져 보인다.
"천만의 말씀. 대한민국처럼 과학이 발전한 나라가 어디 있나. 측우기, 미사일 등 우리가 먼저 개발한 과학 장비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심지어 비행기는 라이트 형제보다 훨씬 앞선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서 발명됐다. 우리의 과학은 무시하고 서양과학만 앞세우는 사대주의자들이 문제다.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
- 현재 벌어지는 논란이 억울한가?
"2003년도 말 중국으로부터 이 기술을 가지고 오면 무조건 투자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일본의 미쓰비시 역시 50억을 투자하겠다는 제의를 해왔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특허권을 그들에게 빼앗길 것 같아 홀로 빌딩을 팔아 연구비를 충당해 가며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 나는 대한민국을 세계 풍력발전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 2달이 지나면 양방향 풍력발전기의 진가를 사람들이 알아주리라 확신한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