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영향 후보이름 자주 등장
명언-고전 인용은 사실상 전무
분석 대상이 된 논평 1000건에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이명박 대통령으로 모두 1571회였다. 이어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514회) 이회창(377회) 후보, BBK 사건의 김경준(328회) 씨, 노무현(229회) 전 대통령, ‘병풍(兵風)’ 공작의 핵심이었던 김대업(51회) 씨 등이 자주 등장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35차례 등장했다.
공직자 가운데는 올봄 KBS 사태와 촛불시위로 뉴스의 초점이 됐던 정연주(61회) 전 KBS 사장과 불교계의 감정을 자극한 어청수(32회) 경찰청장이 여야 논평에 자주 거론됐다.
논평에 사용된 사자성어 중에서는 ‘도둑이 오히려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이 18번 등장해 가장 많았다.
또 동일인의 말과 행동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자가당착(自家撞着)이 9회, 자화자찬(自畵自讚)이 5회 인용됐다. 야당이 장관 혹은 참모의 해임을 요구할 때 쓴 읍참마속(泣斬馬謖)은 4회 쓰였고 독불장군(獨不將軍)과 오합지졸(烏合之卒)은 각각 3회 등장했다. 한나라당은 ‘신정아 사건’에 연루된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꼬집을 때 삼국지에 나오는 ‘기군망상죄(欺君罔上罪)’라는 표현을 썼다. “임금을 속이는 말을 하면 기군(欺君)죄가 되고, 기군죄는 반역죄와 동일하게 처벌됐다”는 설명을 붙였다.
민주당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독일 히틀러의 선전상(宣傳相)에 비유했다.
하지만 동서고금의 전적(典籍)을 인용한 것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번 분석에서는 과거 논평에 자주 쓰이던 표현이 뚜렷이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지나가던 소가 웃는다’(6회) △‘찻잔속의 태풍’(2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1회)는 조사 대상이 된 전체 논평의 1%(10건)에도 쓰이지 않았다. 1990년대엔 이 같은 표현이 많았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