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A 교회 김 모(52) 목사는 두 달 전부터 교회 출입문을 차고 돌을 던진 뒤 달아나는 학생들 때문에 신경이 곤두 서 있었다. 잡히면 된통 혼을 낼 작정이었다.
8일 오후 10시 반 경 정 모(14) 군 등 중학생 8명이 장난삼아 교회 문을 차고 돌을 던지다가 김 목사와 아들(27)에게 붙잡혔다. 화가 난 김 목사 부자는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던 가스총을 아이들에게 들이대며 "반항하지 마라"고 위협했다. 겁에 질린 김 군 등은 이들의 말대로 무릎을 꿇었다.
김 목사 부자는 이어 폴리염화비닐(PVC) 끈으로 아이들의 양쪽 발 엄지발가락을 묶은 뒤 머리를 때렸다. 8명 가운데 지난해에도 돌을 던졌다가 들킨 2명에게는 "거짓말을 한다"며 입에 돌까지 물렸다. 아이들은 2시간 가량 교회에 감금됐다.
하지만 학원에서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부모들이 학원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교회에서 이 광경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 목사는 "한두 번도 아니고 밤늦게 학생들의 장난이 너무 심해 화가 났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상경찰서는 10일 김 목사 부자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윤희각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