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예산 21조469억 편성
시공무원 임금 동결… 예산 23% 복지사업 투입
일자리 창출에 1353억 배정… 취약계층 6만8000명 구직 지원
결식아동-노인 등 식비지원금 인상… 공공기관 행정비용은 긴축
서울시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재정지출을 크게 늘리고, 서민들을 위한 사회복지예산을 대폭 확충한다. 반면 경비 절감을 위해 공무원들의 인건비는 동결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2009년도 예산안을 확정해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도 서울시의 예산은 총 21조469억 원(일반회계 14조9790억 원, 특별회계 6조679억 원)으로 올해보다 1.2%(2442억 원) 늘어난다.
내년에 시민 한 사람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110만5000원으로 올해보다 약 5만 원 늘어난다. 아울러 시민 한 사람을 위해 쓰이는 예산 역시 146만9000원으로 5만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서울형 복지 구현에 집중 투자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사회복지예산으로 인건비 등을 제외한 총사업비(16조4482억 원)의 22.7%인 3조7274억 원에 이른다.
서울시는 올해 들어 여성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속속 발표했다. 이번 예산안에는 이 같은 정책을 위한 비용이 대거 반영됐다.
서울형 어린이집 육성에 4026억 원, 저소득층을 위한 ‘서울, 희망 드림 프로젝트’에 263억 원, 장애인 행복 프로젝트에 1936억 원, 9988 어르신 프로젝트에 918억 원, 여성이 행복한 도시 구현에 706억 원 등을 책정했다.
특히 결식아동 지원비로 121억 원이 책정돼 1인당 한 끼 식사비가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오른다. 저소득 노인의 식비지원금은 한 끼당 2500원에서 2800원으로, 노숙인은 1550원에서 200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 일자리 창출과 녹색성장에도 중점
시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맞아 일자리 창출에 1353억 원, 중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629억 원을 각각 책정했다.
청년 공공근로와 노인 일자리 지원 등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842억 원을 편성해 청년 실업자와 저소득층, 장애인 등 취약 계층 6만8171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또 내년 2월경 시청 주변에 ‘일자리센터’를 설치해 구직자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데도 31억 원을 쓴다.
시는 또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대기질 개선 사업에 1876억 원,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에 5374억 원을 투입한다.
이 밖에 민선 4기 서울시의 핵심 사업인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2188억 원), 동대문디자인파크 조성(850억 원), 광화문 광장 조성(139억 원), 남산공원 르네상스(177억 원), 북서울 꿈의 숲 조성(1428억 원)에도 사업 속도에 맞춰 금액을 배정했다.
○ 공무원 임금은 동결
시는 대신 경비 절감을 위해 공무원 임금을 동결하고, 행정운영 기본 경비는 올해 수준 이하로 긴축 편성하기로 했다.
또 유사 사업 통폐합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의 정확한 수요 예측 등을 통해 마련한 3227억 원을 사회간접자본(SOC)과 일자리 창출 사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올해 451억 원이었던 해외홍보비는 393억 원으로 58억 원 감액했고, 문화 및 체육 행사 예산도 590억 원에서 550억 원으로 줄였다.
서울시 권영규 경영기획실장은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가장 먼저 고통을 겪게 될 서민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 살리기와 서민 자활·자립 대책을 마련하는 데 예산 편성의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이날 2009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4.6% 늘어난 12조9588억 원으로 편성했다. 도는 버스환승 할인 등 대중교통 개선사업에 2230억 원, 팔당호 수질개선사업 5049억 원, 위기가정 무한돌봄사업에 150억 원을 각각 배정했다.
문화예술체육활성화 부문에 1조9273억 원, 환경 부문에는 1386억 원을 각각 책정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