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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에의 도전…야해진 여배우·가벼워진 동성애

입력 | 2008-11-11 11:24:00


생각 ‘반대’로다.

노출을 꺼리던 톱 여배우들의 19금 연기 도전이 잇따라 스크린을 달구고 있다. 민감한 소재였던 동성애 코드도 한결 가벼워진 내용으로 당당히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미인도’와 ‘앤티크-서양골동과자점’이 대표적.

화가 신윤복이 여장남자였다는 설정에서 출발한 ‘미인도’에는 제법 지명도를 갖춘 배우 김민선이 작정하고 촬영한 정사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성간의 수차례 키스신과 스킨십을 녹여낸 ‘앤티크’는 별다른 진통 없이 15세 관람 등급을 받았다.

● 여배우, 19금愛 빠지다

김민선은 제작단계부터 19세 관람가를 염두에 둔 ‘미인도’에서 상대 배우 김남길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나신으로 5분여에 달하는 베드신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이는 주인공 신윤복의 감춰왔던 여성성을 발산하는 중요한 장면.

김민선은 “그동안 제가 보여드린 연기는 다 버리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모든 것을 다시 배우고자 마음 먹었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이보다 먼저 ‘뜻밖의 노출’로 주목받은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 역시 “여배우로서 걱정도 됐지만 집시 같은 배역의 매력에 반해 욕심이 났다”라며 연기자로서 품은 뜻을 강조했다.

‘색, 계’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소문 난 ‘쌍화점’의 송지효, 별도의 계약 조건 없이 감독의 뜻에 따르겠다는 ‘박쥐’의 김옥빈도 배우로서 한 단계 발전을 위해 과감히 옷을 벗기로 선택했다.

연예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고의 변화에 대해 “실력 있는 감독과 작품성 있는 시나리오라면 여배우라고 해서 이미지 변신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동성애, 세상을 향해 ‘하이킥’

일본 만화를 영화화한 ‘앤티크’는 자유분방한 원작의 게이 캐릭터를 어떻게 묘사해 낼지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극중에는 동성연애자 역을 맡은 김재욱과 프랑스 배우 앤디 질렛이 상반신을 드러낸 채 침대 위에서 서로의 몸을 애무하는 조금 진할 수도 있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성적 소수자들의 어둡고 우울한 삶 대신 원작의 유쾌하고 따뜻한 느낌을 잘 살려낸 작품의 완성도 덕분에 별다른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는 평가다.

‘앤티크’의 제작사측은 “동성애 소재에 대한 시선이 예전과 달리 많이 달라졌다”라며 “영화 사이트에 나타나는 반응을 보더라도 특히 어린 여성 관객 사이의 호응이 정말 뜨겁다”라고 귀뜸했다.

커밍아웃한 김조광수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도 오는 20일로 개봉을 확정했다.

두 게이 소년의 첫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아직 심의가 나오지 않았지만 주연을 맡은 김혜성 이현진의 가벼운 포옹신만 담겨있어 15세 관람가가 무난할 것이라는 게 제작사측의 설명이다.

‘소년, 소년을 만나다’의 경우 게이영화라는 꼬리표 때문에 제작비 수급에 난항을 겪자 감독의 개인 블로그에서 일종의 팬클럽인 ‘소년단’을 모집, 후원금을 충원할 정도로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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