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의 李대통령 좌석
“G8 옆자리 확보” 외교戰
외교가에서 ‘의전(儀典)은 정말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다. 의전 관계자들은 행사가 물 흐르듯 진행돼 참석한 인사가 모두 만족한다 해도 애초부터 칭찬을 기대하지 않는다.
14,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전을 맡은 외교통상부와 주미 대사관 관계자들 역시 이런 의전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고민의 가장 큰 이유는 이 대통령의 자리 문제. 20개국 정상의 자리 배치는 주최국인 미국의 고유 권한이지만 엄연히 테이블에는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각국은 외교력을 동원해 좀 더 나은 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경쟁을 벌인다.
이번 정상회의 테이블은 원형탁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로서는 이미 정례화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가국들이 상위 8석을 점유한 상태에서 아홉 번째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전 실무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결국 국력과 의장국과의 친밀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리를 배치할 텐데 아무리 양보해도 한국의 경제력 순위인 12번 이후로 밀려나면 곤혹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향후 국제금융 질서를 논의할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유럽은 기존 G8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신흥국을 포함한 G13을 선호하는 반면 미국과 일본은 동맹관계인 한국 호주의 참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