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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용품’ 공급 큰손 잡혔다

입력 | 2008-11-12 02:56:00

1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강수산나 주임검사가 사기도박에 쓰인 카드와 화투 등 증거물을 공개하고 있다. 검거된 사기도박단은 카드 뒷면에 적외선 카메라로만 알아볼 수 있도록 특수 형광안료를 이용해 무늬와 숫자를 그려 넣었다. 홍진환 기자


특수카드 - 렌즈 10년 개발

中에 전수 ‘로열티’ 받기도

‘타짜’를 위한 사기도박용 카드와 특수 콘택트렌즈, 적외선 카메라 등을 전문적으로 만들거나 밀수입해 대량으로 팔아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임수빈)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수도권 외곽에 공장을 차려놓고 ‘무늬목’이라고 불리는 사기도박용 카드 2만6400벌을 만들어 시중에 유통한 혐의(상표법 위반) 등으로 11일 이모(49) 씨와 유모(40) 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이 씨의 동생(44)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씨는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자신이 만든 사기도박용 카드를 읽을 수 있는 콘택트렌즈 2000개를 밀수입해 유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이 만든 사기도박용 카드는 뒷면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특수 형광 안료로 무늬와 숫자가 그려져 있으며, 특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적외선 카메라로만 이를 알아볼 수 있다.

검찰은 다수의 사기도박단이 이 도구들을 이용해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씨 등은 중국에 이들 물품의 제작 기술을 ‘수출’하기도 했다. 중국으로 건너가 염료 배합 기술 등 자신의 사기도박용 카드 제조 비법을 가르쳐 주고 ‘로열티’ 명목으로 매달 수천만 원씩, 모두 수억 원을 벌어들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유 씨는 전국의 도박판에서 이 같은 사기용 카드, 화투가 유행해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없게 되자 기존의 콘택트렌즈와 적외선 카메라로는 식별되지 않는 신형 적외선 카메라용 카드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카드는 시중에서 12벌 한 세트에 100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미국의 업자로부터 주문을 받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씨 등은 10년 동안 사기도박용 카드를 만들어온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라며 “속칭 타짜들이 이들이 만든 사기도박용품을 주로 이용하고 있어 도박을 하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