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도쿄돔 지하 1층에 아시아시리즈 출전 4개국 감독이 모두 모였다. 기자회견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자 SK 김성근 감독은 돌연 “내 개인적 생각으로는”이라는 의미의 일본어로 답변을 시작했다. 그러다 씩 웃으며 “아, 한국말로 해야지”라며 회견장의 분위기를 풀었다.
또 세이부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은 “대만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는데 올해 (감독 데뷔 시즌에) 일본에서 우승을 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지난 3년과 달리 이번 대회엔 대표팀을 파견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인인 르페브르 대표팀 감독이 아닌 중국인 이지아오 텐진 감독이 참가했다. 그 덕분에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3개 국어만 필요했고, 통역도 한국용과 중국용 두 명으로 족했다.
한국용 통역은 일본어에 능통한 김성근, 와타나베 감독 뒤, 중국용 통역은 중국과 대만 퉁이 감독 뒤에 붙었다. 중국과 대만의 경우, 글자는 간체자와 번체자로 다르지만 말은 통한다. 회견은 이전 대회보다 신속하게 진행됐다. 심지어 와타나베는 일본 국내 대회로 착각했는지 다른 나라 통역을 기다리지도 않고, 답변부터 꺼내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제4회 아시아시리즈는 일본야구기구(NPB) 주도로 치러지는지라 비용을 아끼려는 기색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아시아 야구의 긴밀도를 실감케 해준 기자회견 풍경이었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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