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관계자들은 아시아권 선수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솔직히 이들은 순수 실력보다 마케팅에 더 관심이 많다. 독일,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여러 지역에 고객을 확보한 오스트리아 국적의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에이전트 뵨 베제메르가 에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기고해왔다. 베제메르는 프리미어리그 첼시 골키퍼 페테르 체흐(체코)와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의 공격형 미드필더 디에구(브라질) 등 유명 스타들을 관리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를 폄훼하고 싶지는 않지만 솔직히 대다수 선수들이 스폰서십을 활용해 유럽 클럽에 입단한 게 사실이다. 삼성이나 현대 등 한국 기업들은 유럽에서도 유명하다.
물론 실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후원사를 이용하면 보다 유리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뛴 일본 미야모토도 비슷한 영입 사례이다.
한국 선수의 경우, 2002년 월드컵 이후 큰 관심이 일었지만 그들이 온통 네덜란드와 잉글랜드만을 고집하는 바람에 다른 중소 지역 리그에서 스카우트를 본격화할 수 없었다.
사실 오스트리아 리그의 수준을 낮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K리그나 J리그가 무시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빅 리그에 비해 레벨은 떨어지지만 아시아 최고 수준의 선수라고 해도 쉽게 입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톱 클래스라고 하지만 유럽에서는 어디까지나 이방인일 뿐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자신의 처우와 연봉을 중시하는데 유럽 시장에서 돈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스카우트의 눈에 포착될 확률이 그만큼 더 높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독일에서 뛰었던 이동국(브레멘)과 안정환(뒤스부르크)을 잘 기억한다. 나란히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것만 봐도 한국 선수가 크게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란 게 입증된다.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많은 게 한국 선수 영입이다. 언어와 새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이다. 섣불리 믿고 추진하기 어렵다.
아울러, 아시아와 유럽 리그 시즌 기간이 다른 것도 영입의 걸림돌이다. 양 대륙의 브레이크 타임이 다르다. 유럽은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고 리빌딩하는 시기를 여름에 집중하지만 아시아는 시즌이 끝난 겨울 시장이 활발하다. 아시아권 선수들의 유럽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유럽형 리그제 도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아는데, 리그 형태가 달라지면 지금보다 많은 기회가 부여될 것 같다.
정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