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추격을 크게 허용했지만 아직도 흑이 근소하게 유리하다. 이제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두면 된다.
고근태 6단은 이런 생각을 하며 흑 135로 뚫어 백의 약점을 노린다.
그러나 이 수는 그동안 나왔던 엇박자의 재현이었다.
흑 135는 참고도 흑 1로 먼저 붙여야 백의 약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었다. 만약 백 2로 받으면 흑 13까지 수가 난다.
뒤늦게 흑 145로 붙였으나 이젠 백 146으로 젖혀 대비가 가능하다. 흑의 처지에선 뭔가 수가 날듯 한데 아쉽게 불발에 그쳤다.
흑 149로 154의 곳에 끊어 패를 내고 싶긴 한데 흑의 팻감이 부족해 승산이 없다.
흑 155로 강력하게 버틸 때 백 156이 좋은 수. ‘가’로 잇는 수와 백 158을 맛보기로 하고 있다.
흑이 어쩔 수 없이 157로 보강할 때 백 158로 중앙 흑 9점을 수중에 넣어 형세가 역전됐다. 오랜 기다림과 흑의 잇따른 실책으로 역전극이 완성되는가 싶었는데 이제부터 또 한 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