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 좋은데 날씨까지 왜 이러는지….'
매출에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의점 업계가 최근 이어지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예년보다 날이 더워 여름 상품 위주로 진열해 놓으면 다음날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즉시 진열대를 겨울 상품으로 교체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
13일 GS25, 훼미리마트 등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에서는 겨울상품보다 여름상품 매출 신장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10월과 11월 서울 평균 기온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섭씨 1도 가량 오르면서 맥주, 소프트드링크, 아이스크림 등의 매출이 찐빵, 온장음료, 스타킹 등의 매출 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
GS25에 따르면 지난해 보다 서울 평균 기온이 섭씨 2.2도 높았던 10월 1~23일 전국 3300개 매장의 매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찐빵 등 겨울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맥주, 소프트드링크 등의 여름상품 매출은 전년에 비해 15.8% 높은 것으로 집계 됐다.
날씨가 덥기만 하면 여름상품을 팔면 그만, 큰 문제는 아니다.
10월 24~28일에는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떨어졌다. 서울 평균 기온이 지난해보다 섭씨 4.2도나 낮아져 찐빵, 온장고 음료 등 겨울 상품 매출이 순간적으로 27.7% 증가했다.
특히 겨울철 대표 상품인 찐빵(호빵)은 전 주 대비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어 편의점 업계는 본격적인 '월동준비' 채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10월 말부터 또다시 날씨가 더워지면서 편의점들은 눈에 잘 띄는 진열대에서 겨울상품을 치우고 여름상품으로 다시 꾸며야 했다.
11월 들어 편의점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여름상품인 맥주의 매출이 약 20%, 탄산음료와 이온음료 판매량도 17~22% 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겨울 상품인 초콜릿은 2.1%, 커피믹스는 3.3% 늘어나는 데 그쳤고 찐빵은 판매량이 9.6% 감소했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편의점은 당연히 날씨에 즉각 대응해야 해야 하지만, 24시간 문을 열어 그러지 않아도 노동 강도가 높은 편의점 업주들이 수시로 진열장의 물품을 바꾸느라 요즘 더욱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