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효과” 알려진 후 각광
관련소품 - 카페 등 아이디어 톡톡
“냠냠냠/쩝쩝쩝/후룩후룩/입술로 노래 부르고 즐겁게 사진도 찍고/여기는 우리 둘 그리고 덜 익은 바나나….”
귀여운 목소리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 여가수 요조는 얼마 전 ‘바나나 파티’라는 곡을 발표했다. 바나나 예찬론과도 같은 이 노래는 신세대 연인들이 바나나를 맛있게 먹으며 데이트를 한다는 내용.
기성세대는 바나나 하나 먹는 게 소원이었지만 이는 이미 ‘추억’이 됐다. 너도나도 바나나를 즐기는 시대.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최근 바나나는 신세대들에게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2008년, 바나나 익는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경쾌하다.
회춘(回春)한 바나나, 그 시작은 ‘바나나 다이어트’다. ‘아침식사 대신 바나나와 물만 먹으며 살을 뺀다’는 내용의 ‘아침 바나나 다이어트’는 올해 3월 일본에서 출간된 후 지금까지 40만 부 넘게 팔렸다. 특히 2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은 이 책은 8월 국내에도 소개되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바나나=다이어트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낳았다. 한 개에 100Cal나 되고 탄수화물과 당분이 많은 이 노란 과일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화효소가 풍부한 과일은 공복감이 바로 들기 때문에 과일 하나만으로는 다이어트에 실패할 확률이 크지만 바나나에는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할 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을 주는 세로틴과 다른 과일에 없는 엽산 등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손쉽게 까먹을 수 있는 편리함은 덤이다.
바나나의 인기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각종 ‘변종’들을 낳았다. 바나나를 테마로 한 카페들을 가보자. 가장 인기 있는 바나나 메뉴는 ‘구운 바나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브런치 카페 ‘세컨드 팩토리’의 ‘구운 바나나 와플’, 용산구 한남동 레스토랑 ‘바나나 그릴’의 ‘바나나 그릴’ 메뉴 등이 대표적이다.
아예 바나나를 주제로 한 카페도 있다. 마포구 서교동 카페 ‘바나나 커피’는 바나나 커피와 함께 바나나 타르트, 바나나 컵케이크 등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과일음료 브랜드 ‘스무디킹’에서는 전체 메뉴 30개 중에서 바나나 관련 메뉴가 21개나 될 정도다.
바나나 관련 소품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바나나를 넣어 가지고 다니기에 좋은 ‘바나나 케이스’는 변색을 막기 위해 22개의 공기구멍이 있다. 이 제품은 오픈마켓인 ‘G마켓’에서 1주일에 80개나 팔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에서는 2g의 바나나 추출물을 넣은 바나나 마스크팩 ‘바나나 요거트 마스크 워시 오프’도 내놓았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박현정 씨는 “어학연수나 해외여행이 보편화된 신세대들은 외국에서 바나나를 다양하게 활용해 다이어트하는 모습을 접했다”며 “과거 바나나를 까먹기만 한 기성세대와 달리 이들은 바나나를 하나의 소품처럼 다양하게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