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날려 버리세요.'
최근 인터넷에서 블로그와 메신저 등을 통해 이런 이름의 파워포인트 파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27장으로 구성된 이 파일에는 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주고받은 게시물을 복사한 사진이 많으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SK 와이번즈 선수들이 껴안고 좋아하는 사진 등도 눈에 띈다.
이 사진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나눈 대화 내용 등이 폭소를 터뜨릴 정도로 황당한 내용이 많기 때문.
한 누리꾼이 피자를 시키고 받은 영수증에는 기타 요구사항에 "갈릭소스를 가져오지 않으면 문을 열어주지 않을 테다"라고 기재돼 있다.
인터넷쇼핑으로 옷을 산 구매자가 해당 물품 게시판에 "블랙을 시켰는데 블루가 왔다"고 올리자 판매자가 아래와 같은 답글을 달아 놓았다.
"오배송 죄송합니다. 여름이라 블루가 입기 편하실 듯 합니다."
또 한 구매자가 "잘 쓰고 있어요…음료수 딸려온 거 잘 마셨어요" 라며 판매자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하자 판매자는 "사은품은 샴푸와 모발영양제인데 무엇을 마시셨는지요?"라고 되물었다.
"그레이를 주문했는데 회색이 왔다"고 불평하는 구매자에게 판매자는 "고객님 그레이가 회색인데요 ㅜㅜ"라며 우는 표정을 짓는다.
이 밖에 누가 봐도 맞지 않는 신발을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내 발이 작아서 잘 맞는다"고 물품 평가를 올린 구매자의 글, 휴대전화 신규가입금으로 1000원을 입금했으나 물건을 받지 못한 구매자가 "1000원 그냥 가져라"라고 홧김에 적은 글에 판매자가 정중히 "감사합니다"라고 올린 글 등도 볼거리.
한 사진에는 SK 와이번스 선수가 승리를 자축하면서 한손으로는 동료를 껴안은 채 다른 한 손으로는 동료 모르게 머리 위로 샴페인을 붓는 모습도 담겨 있다.
회사원 김예솔(25)씨는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라'는 제목과 내용이 다른 것 같아 의아했다"며 "그러나 계속 보다 보니 실소(失笑)가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