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 시청자 비판
“드라마가 막판에 꼬이고 또 꼬이는 걸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시청자 윤민호 씨)
KBS1 일일극 ‘너는 내 운명’(월∼금 오후 8시 25분)이 기획의도를 벗어난 작위적 설정과 뻔한 이야기로 시청자의 비판을 받고 있다.
5월 5일 첫 방영된 이 드라마는 SBS ‘조강지처 클럽’과 KBS2 ‘엄마가 뿔났다’가 끝난 덕분에 시청률 30%(TNS 미디어 집계)를 넘어서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너는…’은 방영 초부터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가 주인공 새벽이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 드라마는 교통사고로 죽은 친딸의 각막을 이식받은 여자를 딸로 입양하고, 아들보다 연상의 싱글맘인 소영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제작진도 “편견과 상처를 극복한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그리겠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드라마가 회를 거듭하고 종영이 가까워오자 재벌 2세 실장님 호세와 사랑에 빠지는 새벽을 방해하는 커리어우먼 수빈의 등장과 재벌가 사모님의 반대 등으로 통속극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청자 강현미 씨는 “고아인 여자 주인공이 주위의 반대와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기업 회장 아들을 만나서 결혼하는 설정은 이전 일일극이었던 ‘별난 여자 별난 남자’ ‘열아홉 순정’과 다를 게 없다”며 “현실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가족 간에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어릴 적 익사 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둘째 딸이 알고 보니 입양한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과 새벽이가 큰 딸을 죽게 한 사고를 유발했다는 비현실적인 설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