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타라만 카타르 도하은행장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고 나면 이슬람 금융이 주목받게 될 겁니다.”
카타르 도하은행 서울사무소 개소식을 위해 방한한 R 시타라만(사진) 은행장은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이후 이슬람 금융회사의 투자 방식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타라만 행장은 미국·영국계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이슬람 금융의 특징으로 △유형 자산위주의 실물경제에 투자 △레버리지를 키우는 파생상품을 만들지 않음 △이자 수익을 기대하지 않음 등을 꼽았다. 그는 “이슬람 금융회사는 주식 같은 무형 자산을 담보로 대출하지 않는다”며 “이자 놀이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부도덕한 것으로 여겨 배당을 받기 위한 지분 투자를 한다”고 설명했다.
시타라만 행장은 “이번 금융위기의 영향을 적게 받은 중동 경제는 새로운 자금줄이 될 것”이라며 “카타르, 쿠웨이트 등의 국부펀드는 바클레이즈, 메릴린치 등의 미국·영국계 은행에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고 미국같이 재정적자가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더 큰 위기로 몰리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에 대해 낙관했다.
한편 도하은행은 14일 저녁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서울사무소 개소식을 하고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1982년에 설립된 도하은행은 자산 110억 달러 규모의 카타르 2위 은행으로 세계화 전략에 따라 최근 일본과 중국에도 사무소를 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