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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한국인 성악가, 우리 가곡 더 잘해야죠”

입력 | 2008-11-17 02:49:00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테너 주역 김우경 씨 독창회

“외국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한국인 성악가로서 우리 가곡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127년 사상 첫 한국인 테너 주역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김우경(32·사진) 씨가 20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시인의 연가’로 한국 첫 독창회를 갖는다.

그가 최근 발매한 데뷔 음반은 뜻밖에도 한국 가곡이다. 영국의 음반사(MSM)가 베를린 스튜디오에서 ‘가고파’ ‘얼굴’ ‘뱃노래’ 등 한국 가곡 13곡을 녹음한 음반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카페 이마에서 만난 그는 “베르디 아리아, 독일 리트, 이탈리아 칸초네 등을 녹음하자고 여러 차례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다”며 “한국 성악가들이 가장 잘 불러야 하는 게 우리 가곡”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신영조의 ‘산노을’, 오현명의 ‘명태’, 엄정행의 ‘목련화’ 등 성악가들에게는 각각 애창곡이 있는데 요즘에는 그런 맥도 끊긴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 씨는 독일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유럽에서 콘서트를 할 때 앙코르 곡으로 한국 가곡을 부르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뱃노래’ ‘박연폭포’ 같은 한국전통의 선율이 살아 있는 가곡은 더욱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1부에서는 독일의 문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 16편을 바탕으로 한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들려준다. 2부에서는 모차르트 ‘마술피리’,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 ‘라 보엠’의 아리아를 부를 예정이다. 신귀복의 ‘얼굴’ 등 우리 가곡도 앙코르곡으로 부른다.

그는 “오페라 아리아에 비해 가곡이 여리고 스케일이 작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사랑의 설렘과 정열, 절망과 허무를 담은 ‘시인의 사랑’ 16곡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틱’ 오페라와 같다”고 소개했다. 3만∼7만 원. 02-3461-0976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