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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파이스 루트’, 고추는 황금보다 비싼 후추 대용품

입력 | 2008-11-18 15:30:00


한국인 1인당 연간 고추 소비량 4kg, 매운 라면의 연간 판매량 8억 개 그리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 1위는 김치다.

매운 맛, 그중에서도 유난히 고추를 사랑하는 한국인의 기호에서 출발해 세계 10개국의 매운 맛 루트를 쫓은 ‘MBC 스페셜’의 2부작 ‘스파이스 루트’(연출 유현)가 23일과 30일 시청자를 찾는다.

‘스파이스 루트’는 중세 정복 전쟁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가 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에서 출발했고 특히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항해 목적 역시 후추를 찾기 위해서였다는 역사적 사실로부터 출발한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동아시아와 유럽의 문명을 연결시킨 주인공이 ‘스파이스 루트(향신료의 길)’이었다는 것에 주목해 동남아시아 밀림에서 인도, 유럽으로 이어지는 10개국 해상 무역로를 5개월간의 촬영으로 되짚었다.

18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MBC 경영센터 소회의실에서 열린 ‘스파이스 루트’ 간담회에 참석한 유현 PD는 “사람의 입맛은 문명의 연결과 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유현 PD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발견한 15세기 문헌을 토대로 당시는 금보다 후추 등 향신료의 값이 월등히 높았던 사실을 찾아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고추가 중세에 황금보다 비쌌던 후추의 대용품으로 처음 개발된 걸 알았다”고 덧붙였다.

유현 PD는 또 “세계 4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를 사로잡은 21세기 대표 향신료는 고추”라고 밝히며 “유럽의 헝가리, 남미의 멕시코에서도 고추를 이용한 매운탕과 감자탕이 대중 음식으로 자리 잡았을 만큼 우리의 고추는 대표적 향신료”라고 말했다.

‘스파이스 루트’에 등장하는 매운 음식은 30여 가지. 맛의 향연이 쉼 없이 펼쳐지는 만큼 제작진은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내레이션으로 연기자 김래원을 택했다.

유현 PD는 “드라마 ‘식객’으로 대중에게 음식과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준 김래원 씨가 직접 맛을 표현해 시너지를 냈다”며 “그동안 TV에 등장하는 음식은 주로 6mm 카메라로 촬영한 반면 ‘스파이스 루트’는 HD카메라 촬영으로 화질과 생동감을 높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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