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출신인 숀 브루어(24) 씨는 올해 2월부터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살면서 인접한 양북면과 감포읍의 초중고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18일 “경치가 아름답고 아이들도 열심히 공부하려고 해 근무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 친구인 패트릭 머피(25) 씨에게도 권유해 현재 함께 일하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본부장 태성은)가 지난해 9월부터 원전 주변 3개 읍면의 11개 초중고교 학생 1500여 명을 대상으로 도입한 ‘영어 원어민 교사파견 사업’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은 원어민 교사를 주 1회 만나 영어공부를 한다.
경주 시내 초중고교에서 근무하는 원어민 교사가 4명인 것과 비교하면 3개 읍면의 원어민 수업 환경은 매우 좋은 편이다.
현재 원어민 교사는 6명. 계약기간이 끝나 돌아간 교사를 포함하면 그동안 12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들은 경주에 있는 대구가톨릭대 영어마을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뒤 배치된다.
원어민 교사들은 최근 학생과 월성원전 직원, 주민들과 함께 양북중학교에서 친선 축구경기를 하며 우정을 나눴고 이웃돕기 성금 100만 원을 모아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했다.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 등으로 경북의 읍면지역 학교에는 원어민 교사가 거의 없는 편이다.
월성원전 측은 원어민 교사들에게 월급과 특별수당, 원룸, 2명당 1대의 승용차를 제공해 여건이 좋은 편이다.
월성원전 관계자는 “1년가량 운영해 보니 원어민 교사들이 최선을 다해 영어를 가르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북의 원어민 교사는 972개 초중고교에서 140명이 근무해 배치비율(14%)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며, 대구도 422개 학교에 122명이 배치(28.9%)돼 있어 전국 평균(39%)에도 못 미친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