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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집]‘주가폭락’ 주식 증여엔 적기

입력 | 2008-11-20 03:00:00


“이렇게 안 오르다간 결국 자식한테 물려줘야 하는 것 아닐까?”

그저 푸념이 아니다. 지금은 어쩌면 주식 증여를 위한 최적의 타이밍인지도 모른다.

주가가 워낙 떨어져 과세표준이 매우 낮아진 데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 때문에 내년부터 세금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많은 고액 자산가들이 요즘 같은 급락장을 재산증여의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절세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리려면 우선 현재 갖고 있는 주식, 펀드 중 가장 저평가된 자산을 찾는 게 좋다. 물론 해당 기업의 경영이 탄탄하고 미래 비전이 있어야 한다. 부실기업의 주식을 미리 증여했다가 그 주식이 휴지조각이 된다면 투자는 실패하고, 세금까지 내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상장주식의 증여재산가액은 증여일로부터 전후 2개월, 총 4개월간 종가 평균치로 구한다. 펀드는 이와 달리 증여 당일의 기준가격으로 평가를 한다.

이에 따라 주가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되는 시점을 증여 날짜로 골라야 한다. 미래의 주가야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전보다 주가나 과세표준이 상당 폭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현재 10∼50%인 증여세율이 내년엔 7∼34%로 크게 낮아진다.

예를 들어 증여재산가액이 5억 원인 주식을 성인 자녀에게 증여할 때 올해는 약 7500만 원을 납부해야 하지만 내년에 세율이 낮아지면 약 3000만 원만 내도 된다. 물론 그 사이 주가가 올라 과세표준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지만, 요즘 증시의 장기 침체를 고려한다면 조금만 더 참고 내년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신한은행 박상철 세무사는 “증여재산이 1억 원 이상의 고액이라면 세율인하 효과가 크기 때문에 내년 이후 증여가 유리하지만, 1억 원 이하의 주식이라면 세율이 인하돼도 세금 차이가 크지 않아 주가가 낮은 지금 서둘러 증여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내년에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증여시점에 대한 최종 판단은 투자자들 각자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