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고급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늘면서 ‘와인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와인 가격은 금융시장의 움직임과 상대적으로 상관관계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 와인의 가격을 이용해 산출하는 글로벌 와인 지수인 ‘리브-엑스 지수’는 올해 초 240.59에서 지난달 221.62로 떨어져 하락률이 약 8%에 그쳤다.
와인펀드는 와인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와 와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나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공모, 사모 와인펀드 가운데 현재 운용 중인 설정액 1억 원 이상의 상품은 총 7개.
한국투신운용은 현재 약 767억 원 규모의 와인 실물펀드 2종류를 사모 형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측은 “모인 투자자금으로 보르도산(産) 1등급 와인을 사서 보관한 뒤 적정 가치가 극대화됐을 때 시장에 팔아 수익을 추구한다”며 “사모 형식으로 운영돼 와인 관련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신운용이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사모보르도파인와인2호’는 원화 약세로 인한 환차익까지 더해져 지난달 말 기준으로 5개월 만에 27%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도이치투신운용은 올해 5월 국내 최초의 공모형 와인 실물펀드인 ‘도이치DWS와인그로스 실물투자신탁’을 내놓았다. 이 펀드는 유명 프랑스 와인에 투자하며, 프랑스의 한 와인전문회사와 와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투자위원회에서 투자전략을 정한다.
투자자들은 와인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는 만기 전까지 환매가 불가능해 투자자금이 상당 기간 묶인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유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유리글로벌와인 신의 물방울 펀드’는 와인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 와인과 관련된 와인병 제조업체, 코르크 제조업체, 치즈업체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이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약 ―21%, 1년 수익률은 약 ―29%로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을 20%포인트 이상 웃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