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성공시대 내가 연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엔 벤처기업도 많다. 그중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띈다. 이들은 전문성은 물론 여성 특유의 치밀한 기획력과 친화력, 폭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성 벤처기업인 13명은 ‘대덕특구 여성 벤처회’라는 별도의 모임을 갖고 있다. 회원은 최영신 지스트 사장, 송은숙 한국인식기술 사장, 김영휴 시크릿우먼 대표, 정해영 피알존 사장, 박경숙 모두텍 사장, 윤겸주 대덕위즈 사장, 송현옥 다솜정보 대표, 손미경 한밭ENG 대표와 태양숙 파워21 대표, 강혜정 랜스주식회사 대표이사, 전영심 광성 S&T㈜ 대표, 김정원 ㈜아이비진 대표, 김은숙 ㈜티보그 대표 등. 이들은 2000년대 전후 창업에 나선 공통점이 있다.
특유의 섬세함으로 승부
최영신 사장은 대덕특구 여성 CEO들의 맏언니다. 대덕밸리 여성 CEO 모임 회장을 오랫동안 맡아왔다. 최 사장은 2001년 세계 최초로 일체형 제지공정 분석기기를 개발해 한솔, 신무림, 팬, 아시아페이퍼 등에 납품했다.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PTI와 세계 시장에도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송은숙(43) 사장은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국인식기술을 이끌고 있다. 2002년 남편 이인동 사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18년간의 초등학교 교사직을 접고 경영에 뛰어들었다. 송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부도 위기에 몰렸던 회사를 정상화할 만큼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송 사장이 기획한 명함인식 소프트웨어 ‘하이네임’은 불과 2, 3년 만에 국내 시장을 평정했다. 제품의 뛰어난 성능과 안정성, 철저한 사후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청와대에도 납품했다.
정해영 사장은 ‘대덕특구 마당발’이라고 불릴 만큼 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KBS 방송작가로 대덕밸리와 인연을 맺은 그녀는 2001년 직접 창업에 나서 현재 25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초창기에는 홍보기획을 전문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동영상 홍보전문업체로 성장했다.
세계시장서 기술력 인정
윤겸주 대덕위즈 사장은 ‘중국통’. 2000년 중국 지린 성정부의 정보통신기술 및 소프트웨어용역 개발 자문을 맡으면서 중국에 대덕의 기술력을 알렸고 이후 상하이 베이징 시, 저장 허베이 쓰촨 성 등 중국 각지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제는 대덕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중국통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자동차 블랙박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자동차 사고 원인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대덕특구벤처회 회장으로 다음 달 취임하는 태양숙 대표는 에이엔티21(대표 고명한)과 기술교류로 양어장 정수시설을 개발했다. 전기의 힘으로 물을 정화하는 데 한계를 느껴 에이엔티21의 필터기술과 광촉매기술 등을 활용한 것이다.
여성패션가발업체 시크릿우먼 김영휴 대표는 최근 미국과 중국 등을 오가며 유통채널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흑인을 중심으로 가발 소비문화가 형성돼 있어 틈새시장을 공부하기 좋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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