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도 시대 맞게 변해야”
“새마을운동을 내실 있는 국제적 운동으로 발전시키려면 학문적 연구를 토대로 각국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최근 창립된 ‘글로벌 새마을포럼’의 초대 회장인 영남대 최외출(52·지역 및 복지행정학과·사진) 교수는 19일 “이 포럼은 새마을운동이 빈민국이나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선진국에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포럼은 최근 한국새마을학회와 경북도가 서울대에서 개최한 ‘글로벌 세계 속에서 새마을운동’이라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를 계기로 결성됐다. 학술대회에 참가한 중국과 콩고 몽골 인도 필리핀 대만 영국 등 13개국을 중심으로 23개국 학자와 새마을운동가 등이 참여해 지구촌의 새마을운동을 모색하는 포럼이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최 회장의 애정과 전문성은 남다르다. 1977년 영남대 지역사회개발학과에 경북도의 ‘새마을장학생 1기’로 입학한 것을 인연으로 새마을운동을 접한 후 이 운동은 지금까지 그의 일상과 학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왔다.
“이 장학금이 없었으면 대학 공부가 불가능했습니다. 김천시 조마면에서 밭농사를 짓는 부모님 형편으론 저의 대학 진학은 꿈도 꾸기 어려웠죠. 그때부터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가졌는데, 나를 지탱하고 성장시켜 준 새마을운동이 이제 한국을 넘어 지구촌 곳곳으로 퍼지면서 새 생명을 얻은 것 같아 무척 설렙니다.”
그는 대학생 때 ‘학생새마을연구회’를 조직해 농촌 봉사를 했으며 1984년에는 영남대 새마을지역개발연구소 연구원으로 4년 동안 활동했다. 또 2003년에는 대학생 때 받았던 새마을 장학금을 후배들에게 돌려주자는 뜻에서 당시 장학금을 받았던 학생들과 ‘영남새마을장학회’를 만들어 매년 1000만 원을 기탁하고 있다.
1989년 모교 교수로 부임한 후에도 새마을지역개발연구소장을 맡아 새마을 연구를 이어갔다.
그는 “10여 년 전 일본에 갔더니 학자들이 새마을운동에 대해 자세히 물어 새마을운동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새마을학(學)’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부터 새마을운동 연구에 들어가 올해 1월 한국새마을학회를 창립해 회장을 맡았다.
전국의 회원 350명 중에는 사회복지, 지방자치, 지역사회개발, 사회학 분야 전문가들이 많으며 예방의학자들도 포함돼 있다.
위생관리 등 의료환경 또한 새마을운동의 중요한 측면이기 때문이다.
그는 근면, 자조, 협동 등의 새마을 정신에 ‘봉사와 창조’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3대 정신은 여전히 소중한 가치이지만 시대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