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북 삐라 계속 살포
2 북한 인권 압박 강화
3 북한 정보 허브 역할
5 대북 여론 형성 주도
진보에서 보수로 10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탈북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북한 인권 개선과 민주화 등 현안에 참여하고 정부의 대북정책 수립과 정보수집 활동, 국민들의 대북 인식 형성 과정에도 활발하게 간여하고 있다.
▽영향력 확대하는 탈북자들의 다섯 가지 모습=탈북자들의 영향력 확대는 크게 다섯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①대북 전단(삐라) 살포 주도
탈북자 단체들은 전단 살포를 최근 남북관계의 핫이슈로 부상시켰다.
탈북자인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2003년부터 대북 전단을 발송해 왔다. 북한은 노무현 정부 때는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으나 최근 전단 문제와 개성공단 문제를 연계하며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②북한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압력단체 역할
탈북자의 대부 격인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올해 정권교체 이후 해외여행을 포함한 이동과 집필, 강연의 자유를 허락받아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황 전 비서가 위원장인 북한민주화위원회(부위원장 강철환)를 비롯해 탈북자들이 이끄는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 북한민주화운동본부(대표 김태진) 등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③북한 정보의 허브 역할
탈북자들은 정보 당국과 북한학계에 각종 북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 정보 당국자는 “탈북자를 통해 입수한 정보는 북한의 실상 파악과 대공수사의 기초 자료”라고 말했다.
북한 학계에서는 노동신문과 김정일 선집 등을 통한 연구와 함께 탈북자 인터뷰를 활용한 연구가 자리를 잡았다.
④탈북 지식인의 연대
탈북자들은 북한의 현실을 알려 남한의 여론을 환기하는 역할도 한다.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대표인 윤주용(28·경희대 정외과 4년) 씨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듣고 북한 인권 상황에 눈을 뜬 뒤 이 문제를 회피하고는 한반도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신념을 얻었다”고 말했다.
⑤보수적 대북 여론 형성
이런 과정에서 탈북 지식인들이 대북 여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에서 4년제 이상의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직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탈북자는 6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운데 정부와 학계, 언론계 등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100여 명은 지난달 24일 한국 내 탈북자들의 역할 증대와 위상 제고를 목표로 탈북지식인연대(대표 김흥광)를 결성했다.
▽정부 만류에도 대북 전단 발송=정부가 전단 발송 자제 방안을 논의한 다음 날인 20일 박 대표는 납북자가족모임과 함께 경기 김포시 일원에서 전단 10만여 장을 풍선에 달아 북한 쪽으로 날려 보냈다.
그러나 탈북자 1만4000명의 행동이 개성공단 사업을 위협하고 나아가 남북 간 군사적 긴장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및 일부 보수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는 지난달 제성호 북한인권대사가 주최한 북한인권단체 세미나에서 “전단을 계속 발송하되 북한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변에 관한 문제는 내용에서 빼자”는 ‘절충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80명
“25일 개성방문 北책임자 면담”
한편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80여 명이 25일 개성을 방문해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책임자를 만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개성공단기업협의회 관계자가 2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에게 연락을 취해 방문 계획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대북 전단 살포 및 북측의 육로통행 제한 조치 등과 관련해) 민족사업을 정치적 문제로 대하지 말자는 등의 기업 측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