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혁개방 성공신화의 상징’이자 2대 부호인 황광위(黃光裕·본명 황쥔례·黃俊烈·39·사진) 궈메이(國美)그룹 회장이 공안기관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 언론은 23일 황 회장이 횡령과 탈세, 뇌물 공여, 외환관리법 및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 회장은 특히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밍(明)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사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직접 내린 결정”이라고 전해 ‘성공신화의 몰락’을 암시했다.
황 회장은 지난달부터 출국 금지돼 조사를 받았지만 중국 언론은 이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올해 183억6000만 위안(약 4조438억 원)의 재산으로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 400대 부호 중 2위를 차지한 황 회장은 16세이던 1985년 중학교를 중퇴하고 이듬해 형 황쥔친(黃俊欽)과 함께 단돈 4000위안(약 88만 원)을 들고 고향에서 2000km 떨어진 네이멍구(內蒙古)에서 옷 장사를 시작했다.
1987년 3만 위안을 빌려 베이징(北京)에 올라온 그는 ‘궈메이’라는 간판을 걸고 가전제품을 팔기 시작해 20여 년 만에 궈메이그룹을 1300개의 점포와 30만 명의 직원, 연간 매출액 1000억 위안(약 22조 원)을 자랑하는 중국 최대의 가전유통업체로 키워 놓았다.
또 1987년엔 부동산 투자회사인 펑룬(鵬潤)투자를 설립해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는 성공 과정에서 자주 정경유착 의혹에 시달렸고 2006년 뇌물을 주고 대출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무죄로 석방됐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