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원 주고 가던 거리 1만1000원”
“손님 뚝… 사납금 빼면 2만원 남아”
대전시내 택시요금이 크게 오른 가운데 유가가 다소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택시 이용객이 급격히 줄고 있다. 가격은 오르고 손님은 줄자 택시를 주로 이용하는 시민과 운전사 모두가 힘들다.
대전시내 택시요금은 이달 15일부터 기본요금은 종전 1800원에서 2300원으로, 거리 기준요금은 174m에서 153m로, 시속 15km 이하에서 적용되는 지체시간 요금은 42초에서 36초로 각각 조정됐다. 평균 인상률은 20.72%.
대전시는 “2005년 12월 이후 만 3년 만에 올린 것”이라며 “액화천연가스(LPG) 가격 인상과 업계의 경영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속에 20% 인상은 시민들로서는 큰 부담이다.
시민 조모 씨는 최근 대전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너무 올린 것 아니냐. 7000원에 가던 거리를 이제는 1만1000원을 줘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40대의 한 주부도 “얼마 전 대전시가 택시 타기 캠페인까지 벌였잖아요. 그러나 지금은 택시 타기가 너무 겁나요”라고 하소연했다.
택시 운전사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법인택시 운전사 이모(39) 씨는 “요금 인상 이후 손님이 급격히 줄어 실제 수입은 더 감소했다. 거리에 빈 택시가 넘쳐난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시가 20% 올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 오른 것”이라며 “그러나 하루 12시간 일해도 회사에 내는 사납금을 제외하면 수입은 2만 원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사는 “내년부터 사납금까지 오른다는 얘기가 있다”며 “대전시가 유가보조금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