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천(29·전 두산)이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박유현씨는 24일 “내일(25일) 메디컬 테스트 결과만 나오면 곧바로 정식 계약서에 사인할 것”이라면서 “2년간 연봉 합계 260만달러, 옵션 합계 140만달러 등 총 400만달러(약 60억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근의 환율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연봉 1억5000만원에 불과했던 이혜천으로선 엄청난 몸값 상승이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던지는 왼손 투수라는 ‘상품가치’와 일본 구단끼리 경쟁이 붙으면서 만들어낸 ‘초대박’이지만 이에는 ‘임창용(32) 효과’도 적잖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혜천보다 1년 앞서 야쿠르트에 입단한 임창용은 용병 최저수준인 올해 3000만엔의 연봉을 받았지만 빼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야쿠르트 수호신’으로 단숨에 자리 잡았다.
야쿠르트는 사실 임창용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1세이브당 1000만원의 옵션을 건 그는 ‘세이브 옵션’으로만 3억3000만원(33세이브)을 버는 등 ‘다양한 옵션’을 모두 계산하면 올 해 10억원 가까이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창용이 일본 첫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면서 야쿠르트가 ‘한국 투수’를 보는 눈이 달라졌고, 이혜천도 어느 정도 이 덕을 봤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임창용은 이혜천과 같이 박유현씨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다.
이혜천의 야쿠르트행은 ‘임창용+박유현 조합’의 또다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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