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력으로 제작된 새로운 고속열차 'KTX-Ⅱ'(가칭)가 25일 오후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출고 기념식을 갖고 출발하고 있다. [연합]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개발한 시속 300㎞ 고속전철 'KTX-Ⅱ'를 25일 공개했다.
현대로템은 이날 경남 창원공장에서 KTX-Ⅱ 1호차를 발표하며 일본, 프랑스, 독일에 이어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전철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해 '고속전철 기술국'에 올랐다고 밝혔다.
KTX-Ⅱ는 최고 시속이 330㎞로 설계됐다. 현재 운행중인 KTX는 신형과 같은 설계 속도지만 프랑스 알스톰사(社)의 설계를 거쳐 일부분만 국내에서 제작됐다.
이번 KTX-Ⅱ 개발로 기존 58%였던 국산화율은 85~87%로 높아졌다. 현대로템은 2014~2015년 일부 핵심부품을 국산화해 국산화율 95%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여성 현대로템 부회장은 "KTX-Ⅱ 발표로 철도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한국 철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앞으로 한국 철도기술이 세계 시장에 뻗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승객들은 이르면 내년 7월경부터 신형 고속전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X-Ⅱ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좌석이 설치돼 달리는 방향과 반대로 앉는 '역방향 좌석'이 없어진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특실 좌석만 회전이 가능해 일반실 승객의 절반은 역방향으로 달리는 불편을 겪었다.
각종 편의시설도 기존 KTX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간식을 즐길 수 있는 스넥바와 가족실(室), 무선 인터넷,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스템 등이 새로 생겼다.
현대로템을 비롯한 129개 기업 및 연구소들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지원으로 1996년 KTX-Ⅱ 개발을 시작해 2558억 원의 개발비가 들어갔다.
2020년까지 수입대체 효과는 약 7조5000억 원, 예산절감 효과는 약 8400억 원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고속철도 독자 기술 개발로 앞으로 연관 철도산업 발전도 예상된다. 고속철도 개발에 필요한 정보기술(IT), 기계 및 통신 기술을 다른 철도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X-Ⅱ는 6개월 간 한국철도공사의 시운전을 거친 뒤 내년 7월경 호남선을 시작으로 전라선, 경전선, 경부선 등에 순차적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이길상 현대로템 철도차량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르면 2010년 터키를 시작으로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KTX-Ⅱ를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여성 현대로템 회장,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장, 이재균 국토해양부 차관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창원=조은아기자 achim@donga.com
▲코레일, 현대로템주식회사 공동제공
▲코레일, 현대로템주식회사 공동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