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수비에 있다”고 늘 강조한다.
유럽이나 남미의 장신 군단을 격파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리시브에 이은 약속된 공격과 끈질긴 수비가 뒷받침돼야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배구 선진국들도 다른 건 몰라도 한국의 수비력만큼은 인정한다.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여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칼라(24·대한항공)와 데라크루즈(21·GS칼텍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데라크루즈는 19살에 도미니카 공화국 대표팀에 발탁, 올해 올림픽 세계예선 득점 4위, 그랑프리 득점 2위에 올랐고 지난해 일본 리그에서 소속팀 도레이를 정상에 올려놓은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GS칼텍스 입단이 확정되자마자 “역대 최고 용병이 한국 땅을 밟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한국 무대의 성공을 발판으로 일본으로 옮겼던 전례를 깨고 그녀가 한국으로 건너 온 데는 이성희 GS칼텍스 감독의 집중적인 구애도 있었지만 한국 배구의 탄탄한 수비력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
이 감독에 따르면 데라크루즈가 “한국배구 수비가 대단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중에 유럽에 진출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한국에서 수비와 토스 등 기본기를 착실히 익히겠다”고 털어놨다.
LIG와의 올 시즌 개막전에서 한 세트에 서브에이스를 4개 연달아 성공시키며 이름값에 걸 맞는 활약을 보여준 칼라도 예외가 아니다. 측근에 따르면 한국선수들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칼라도 V리그 비디오 영상을 본 뒤 “수비가 정말 강하고 빠르다”며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들었다.
천안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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