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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ofre&After]박철우코치 “이겨야 본전,

입력 | 2008-11-26 09:22:00


“승리했을 때도 축하받지 못하고, 지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죠.”

양 쪽 너비 7.32m, 높이 2.44m 골문을 지키는 이가 짊어진 숙명이다. 장갑을 끼고 필드로 들어서면 오직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 기다린다.

이겨야 본전, 지면 역적이 되는 포지션. 윤덕여 경남 FC 수석코치와 박철우 골키퍼 코치는 담담하게 ‘골키퍼 숙명론’을 풀어냈다. 분명 쉬워 보이는 게 사실.

스트라이커, 미드필더, 수비수에 비해 움직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빛나는 주연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묵묵히 제 몫을 해야 하는 조연이 필요한 법. 골키퍼가 바로 그렇다.

아무리 많은 득점을 해도 실점이 많으면 이길 수 없다. 골키퍼는 최후의 보루로서 골네트를 향해 날아드는 볼을 온 몸을 던져 막아야 한다. 일반 유니폼에 비해 두껍고, 팔꿈치나 허벅지 부위에 ‘앰보싱’이 부착된 것도 이 때문이다.

공을 쫓다보면 좋든 싫든 상대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여야 한다. 충돌도 다반사. 당연히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산다. 어지간한 상태가 아니면 아프다고 투정할 수 없다.

심지어 머리를 다치기도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첼시의 수문장 페테르 체흐는 두개골을 크게 다치는 부상을 입고, 머리 보호대를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대개 전현직 골키퍼들은 자신의 임무에 만족하고, 또 자긍심을 갖고 있다.

포항과 전남, 수원에서 현역을 지냈고 94미국월드컵에도 대표팀 멤버로 출전한 바 있는 박 코치는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포지션이다. 승부차기와 페널티킥에서 선방하지 않는 한 인정받기 힘들다. 편해 보인다는 것 역시 인정한다.

활동량도 적다. 그러나 남다른 존재임은 틀림없다. 누구보다 많은 훈련도 감내한다. 내가 없으면 승리도 없다. 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다시 태어나도 골키퍼가 되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다.

함안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