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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잘난’ 동료엔 구체적 대안 요구하라

입력 | 2008-11-27 02:59:00


92%가 갈등 겪어… “묻어두지 말고 맞대응을”

■ HR코리아 조직내 갈등 유발 5유형과 대응책 제시

《식음료 관련 대기업의 영업부에서 근무하는 김모(34) 과장은 최근 회사를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 팀장의 간섭을 더는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팀장은 김 과장에게 업무와 무관한 사소한 내용까지 모두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새벽에 업무 전화를 하기도 하고 직원들 앞에서 훈계하는 경우도 많았다. 》

김 과장은 몇 번 대화를 시도했지만 팀장은 자신의 업무 지시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여겼다. ‘인간성 좋다’는 말을 듣는 김 과장이었지만 결국 사표 제출로 마음을 굳혔다.

직장인 상당수가 조직 내에서 ‘인간관계 갈등’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헤드헌팅 전문회사인 HR코리아는 최근 직장인 747명을 대상으로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겪었는지’를 조사한 결과 91.7%가 ‘겪었다’고 답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매사에 꼬투리를 잡는 권위적인 상사’(56.5%)와의 갈등이 가장 많았고 이어 ‘자기주장만 하는 고객’(17.4%), ‘얌체 같은 동료’(17.0%),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부하’(9.1%) 등과 갈등을 겪었다.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은 ‘세월이 약이라고 보고 묻어둔다’(30.4%)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유용미 HR코리아 전문컨설턴트는 “조직 내 인간관계 갈등을 수동적으로 삭일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상대방의 특징을 파악해 맞춤형 대응을 하라”고 조언했다.

HR코리아는 갈등을 일으키는 상대방을 나잘난형, 속사포형, 완전무장형, 권위주의형, 나몰라라형 등 5가지로 나눴다.

예를 들어 김 과장의 상사인 팀장은 권위주의형에 속한다. 권위주의형의 특징은 의심과 걱정이 많고 상대방을 가르치려 하며 항상 남의 탓을 한다.

유 컨설턴트는 “권위주의형 상사와 이야기하면 상사가 자신의 꼬투리를 잡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이때는 상사를 먼저 인정해주고 확실한 근거와 실행방안을 준비한 다음에 상사와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속사포형 상사는 성급하고 자기주장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이때는 관대함을 가지고 대응해야 하며 중재자와 함께 상사와 이야기하는 게 낫다.

의무가 아니면 참여하지 않는 나몰라라형 상사에 대해서는 아이디어 모집 단계에서부터 동참시키고 협조가 필요할 땐 분명하게 밝히는 게 좋다.

최효진 HR코리아 사장은 “고급 관리직일수록 직장 내 갈등이 일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최근 기업들은 관리직급을 채용할 때 업무수행 능력 못지않게 갈등조정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