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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배철수 “장수 혹은 단명, 중간은 없다”

입력 | 2008-11-27 07:38:00


“내 프로그램은 모두 장수 아니면 단명. 나에게 중간은 없다.”

KBS 1TV ‘콘서트 7080’이 30일 방송으로 200회를 맞는다. 4년 전 처음 시작할 당시 만 해도 이렇게 오래 방송이 지속되리라 예상했던 사람은 없었다.

한 때의 유행에 지나지 않느냐는 ‘7080붐’을 바탕으로 그 세대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콘서트 7080’은 단명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철수가 있다.

배철수는 최근 방송 200회를 맞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송창식 조용필 신중현이 우리 곁을 떠나도 그들의 노래는 계속 불리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대중음악은 서양음악이다. 미국을 보면 안다. 미국에서 여전히 불리어지는 노래들이 60, 70년대 음악이다. 외국 음악평론가들은 100년∼200년이 지나도 대중이 비틀즈를 들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배철수는 요즘의 리메이크붐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요즘 10대들이 좋아하는 젊은 가수 목소리로 흘러간 곡을 다시 들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리메이크붐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배철수는 “처음 시작할 때 객석을 꽉꽉 메운 방청객들을 보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분발한게 엊그제 같은데 4년이 됐다”며 “이제 이 프로그램은 그들에게 하나의 위로”라고 했다.

그가 ‘콘서트 7080’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가장 신경 써온 부분은 출연자에 대한 배려다.

“80년대에 음악을 하면서 방송이란 곳이 연예인을 소모품처럼 쓰고 버린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필요할 때는 간이라도 빼줄 듯 살갑지만 효용가치가 없으면 냉담하게 버린다”면서 “나 또한 홀대받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는 누구도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기분 좋은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

배철수는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도 19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유난히 한 프로그램을 오래 진행하는 비결을 묻자 그는 “6개월∼1년 이내에 단명 시킨 프로그램도 여러 개 있다”고 웃었다.

“90년대 초반에 진행자로 나섰던 MBC ‘즐거운 세상’은 6개월 만에 없어졌다. SBS ‘인기가요’ 진행도 1년 안에 바뀌었다. 길지 않으면 짧다. 나에게 중간은 없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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