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갔던 최태욱을 기억하십니까?
전북 현대의 최태욱. 요즘 전북에 없어선 안 될 측면 미드필더입니다. 23일 벌어졌던 성남과의 6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는 귀중한 동점골을 넣는 등 팀의 준플레이오프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최강희 감독은 “(최)태욱이가 많이 바뀌었다. 내년이면 전성기 시절 최태욱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최태욱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표팀 23명의 전사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각광을 받았던 선수입니다. 고교 시절 이천수, 박용호 등과 함께 부평고 3인방으로 불렸던 그는 2000년 안양 LG(현 FC서울)에 입단, 팀이 K리그 우승을 하는데 일조하는 등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2004년에는 일본 J리그에 진출하며 명성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때부터 최태욱의 이름은 서서히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습니다. 그가 일본 시미즈S펄스에서 뛰긴 했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당시 함께 뛰었던 조재진이 많은 골을 넣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2006년 포항으로 돌아왔지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결국 그는 2008 시즌을 앞두고 전북으로 이적했습니다.
그가 아버지처럼 따르는 최강희 감독은 최태욱이 실력을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을 줬습니다. 감독의 두터운 믿음 덕분에 시간을 갖게 된 최태욱은 예상보다 빠르게 자신의 장기인 빠른 측면 돌파와 득점력을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근성과 투지가 부족하다는 단점을 극복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최태욱의 활약을 눈부셨습니다. 26일 열린 울산과의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서 가벼운 몸놀림으로 울산 수비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 모습을 본 고교 은사 임종헌 울산 현대 코치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전북에 온 뒤 모든 것을 버리고 처음부터 시작했어요. 감독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따르니 옛날 모습을 조금씩 되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02년 월드컵 스타 최태욱이 6년만에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어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울산 | 최용석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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