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 국립국악원서 가족음악회
《요즘 소설과 TV, 영화에서는 신윤복의 ‘미인도’가 다채롭게
변주되고 있다.
이번에는 김홍도의 풍속화와 궁중기록화, 불교탱화가 무대 위에서 종합예술로 되살아난다.
12월 5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가족음악회 ‘옛 그림 속 춤과 음악’.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림 속의 풍경이
전통국악과 한국무용으로 무대 위에서 생동감 있게 재현되는
공연이다. 》
옛 그림 속 풍경은 ‘광화문 아트쇼’ ‘백남준 특별전’ 등 미디어 퍼포먼스를 진행했던 김형수 연세대 교수가 영상으로 보여준다. 커다랗게 펼쳐진 궁중기록화에서 춤추는 무동의 장면이 클로즈업되고, 음악에 맞춰 영상이 춤을 추는 멀티미디어 공연이다.
옛 그림과 실제 춤과 음악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한 공연이다.
○음악에 맞춰 영상이 춤을…멀티미디어 공연
1부에서는 궁중기록화에 그려져 있는 궁궐의 잔치때나 귀빈을 맞이할 때 추어졌던 춤이 재현된다. 동해 용왕의 아들 ‘처용’이 귀신을 물리친 이야기를 주제로 만든 가면무용 ‘처용무’, 대궐 안 잔치에서 벌어진 어린이 놀이공연 ‘동기 포구락’, 왕 행차에 연주되던 ‘취타 길군악’, 뱃놀이 형식의 궁중무용으로 규모가 크고 화려한 ‘선유락’ 등이 이어진다.
2부에서는 화가 김홍도의 서당 풍경을 담은 풍속도를 창작무용극으로 재현한다. 서당에서 글 읽는 소리를 재현한 ‘동몽선습’, 학동이 책 한 권을 다 떼었을 때 훈장에게 감사하고 친구들과 자축하며 국수장국, 송편, 경단 등을 나눠먹던 책거리 풍경을 그린 창작 무용극 ‘오늘은 책거리 하는 날’로 재현된다.
흥미로운 것은 불교회화인 ‘감로탱화’에 담겨 있는 남사당 놀이 그림. 조선시대 남사당 놀이패가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에는 유랑생활을 그만두고 주로 절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감로탱화’에는 판굿, 살판, 무동놀이, 꼭두각시놀이 같은 남사당 놀이가 묘사된 그림이 많다. 궁중정재로 시작한 공연은 책거리 무용극을 거쳐 남사당 놀이패의 흥겨운 판굿으로 끝이 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무용단-민속악단 등 참여
연말을 맞이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 정악단, 무용단, 민속악단 등 150여 명의 단원이 대거 참여한다. 또한 화동정재예술단 어린이 단원 10명도 출연한다. 춤과 음악 공연 외에도 책거리 떡 맛보기,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그림엽서 보내기 등 관객 참여행사도 마련돼 있다.
국립국악원 박옥진 기획팀장은 “방학 때면 학생들이 반 고흐, 피카소 전 등 서양의 회화전시회에만 몰려가고, 연말 공연프로그램도 서양의 발레, 뮤지컬에만 집중돼 있는 것이 아쉽다”며 “우리의 전통회화에는 수많은 우리의 문화콘텐츠가 담겨 있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그림과 음악, 춤, 연희가 하나가 되는 종합예술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1만, 2만 원. 02-580-3396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