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수의 그림 소재는 참 ‘국민적’이다. 서민이 늘 곁에 두고 있는 화투 바둑판 태극기 바구니 카드 콜라캔 싸리 한지 지푸라기 놋요강 등을 활용했다.
국민가수의 미술 실력은 참 ‘독보적’이다. 입체 추상 초현실 등을 넘나드는 다양한 표현양식으로 자신의 고유하고도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가수 조영남(사진)의 미술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재미아트-삼팔광땡 조영남전’이 28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대전 유성구 아주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극동에서 온 꽃’과 ‘항상 영광’, ‘겸손은 힘들어’ 등 150여 점의 회화 콜라주 조각작품을 선보인다. 조영남이 40년 동안 그리고 만들어온 작품들이다.
작품에는 특히 화투가 많이 등장한다. 1944년에 태어난 조영남에게 화투는 민족의 놀이였다. 김홍도가 씨름을 그렇게 받아들였듯이. 그래서 아주미술관 박은희 수석큐레이터는 “조영남의 작품은 한국적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민화’ 같다”며 그를 ‘김홍도 이후의 김홍도’라고 극찬했다.
아주미술관의 기획도 신선하다. 그동안 고집했던 ‘‘예술을 위한 예술’을 잠시 접고 ‘대중의 웃음이 묻어나는 예술’에 짬을 내줬다. 그래서 이번 기획전 이름 앞에는 ‘재미아트’란 접두사가 붙었다. 042-863-0055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