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지금은 경제난, 노무현 때는 국난”이라는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최근 주장에 대해 28일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진 교수는 이날 밤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 올린 ‘전여옥 여사가 “그래도 견딜만”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금은 매우 어렵지만 노무현 정권 때를 생각하면 그래도 견딜 만 하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은 언뜻 듣기에는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어느 넋 나간 의원의 망언으로 들리지만 잘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솔직한 고백”이라며 “국민들은 어렵지만 한나라당과 강부자들은 ‘견딜만 하다’는 얘기”라고 비꼬았다.
그는 “지금 국가가 부도난 IMF 상황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판에 이분들은 ‘그래도 견딜만 하다’고 판단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며 따졌다.
그는 “첫째 자기들은 정권 잡아서 이 자리, 저 자리 다 차지해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이득을 확보했다. 게다가 완장질 해가며 애먼 사람들 다 쫓아내고 그 자리에 자기 사람들 낙하산 태워 내려 보냈으니, 국민들 다 죽어나가는 이 상황에서도 자기들은 ‘그래도 견딜만 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둘째 국민들은 경제위기에 복지 혜택까지 줄어 고생하고 있지만, 자기들이야 종부세 철폐, 법인세 인하 등으로 국민에게 돌아갈 돈을 다 삼켜버렸으니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배가 부른 것”이라며 “그래서 국민들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기들은 ‘그래도 견딜만 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셋째 옛날에는 그런 짓 하면 욕이라도 먹었지만 요즘은 인터넷에 글 올리는 것까지 모두 단속하고 있다”며 “이렇게 국민들 입을 막아놓고 자기들은 방송, 신문, 인터넷 다 장악해서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지내니, 얼마나 팔자가 편하겠나?”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른 것은 몰라도 없는 살림 쥐어짜서 갖다 바친 세금이 전여옥 의원의 세비로 들어가, 저런 몰취향한 망언이 되어 내 귀로 다시 들어오는 것만은 정말 참기 힘들다”면서 “도대체 우리 국민들이 무슨 죄를 졌나? 어휴, 이 정권 수준하고는 정말…”이라고 글을 마쳤다.
앞서 전여옥 의원은 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 매우 어렵지만 노무현 정권 때를 생각하면 ‘그래도 견딜만 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지금은 경제난이지만 그 때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체제를 위협당하는 ‘국난’이었다”고 주장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