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울산 내일 PO 단판승부
창과 방패 치열한 공방전 예상
챔피언 결정전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을 누가 통과할 것인가.
30일 오후 2시 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K리그 플레이오프.
6강 플레이오프부터 지난해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를 연파하고 올라온 울산 현대와 정규리그에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FC 서울이 단판 승부를 벌인다.
○ 경기 감각 vs 체력
서울은 9일 정규리그 최종전이 끝나고 나서 잠시 휴식을 하고 계속 담금질을 해 왔기 때문에 체력은 충분히 비축한 상태다. 그런데 성균관대, 상지대와의 연습경기에서 각각 4-0으로 이기긴 했어도 경기 감각은 걱정이다. 미드필더 이청용이 2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해 이번 경기까지 못 뛰는 것도 단점.
울산은 승부차기까지 간 22일 포항전을 시작으로 26일 전북과의 혈투 후 다시 경기를 하게 돼 체력적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감과 경기 감각이 살아나고 응집력이 생겼다”는 게 김정남 울산 감독의 평가.
역대 전적에서 울산은 47승 40무 39패로 우세하다. 셰놀 귀네슈 감독이 서울을 맡은 2007 시즌부터는 1승 4무로 울산이 근소한 우세. 올해는 2무를 기록. 그만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 김정남 vs 귀네슈
국내파와 해외파의 자존심 경쟁이다.
귀네슈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때 터키를 3위로 이끈 명장. 지난해 취임해 시즌 막판 6강에 탈락했지만 올핸 젊은 선수를 대거 기용하는 용병술과 ‘심리 치료’로 응집력을 키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K리그 최고령(65세) 사령탑인 김 감독은 백전노장다운 지략이 장점. 22일 포항과의 6강 플레이오프 때 연장전 종료 직전 주전 수문장 김영광을 빼고 신예 김승규를 투입하며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어내는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뛰어나다.
귀네슈 감독이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면 김 감독은 수비가 안정된 ‘짠물 축구’를 자랑한다.
○ 기성용 vs 이상호
‘중원을 잡는 자 천하를 얻는다.’ 서울 기성용과 울산 이상호의 미드필드 싸움이 볼만하다. 이들은 지난해 청소년(20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 때 함께 미드필드를 지켰던 사이. 하지만 기성용은 올해 올림픽대표와 성인대표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간판스타로 성장했고 이상호는 시즌 초반 잘나가다 부상으로 4개월 넘게 결장한 뒤 이달 초 복귀했다. 올 시즌 서로의 희비가 엇갈린 셈. 하지만 이날 중원을 잘 장악해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가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