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다큐멘터리에서 테러범 역할을 했던 영국 배우가 지난달 26일 뭄바이 테러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뒤 아랍인을 닮은 외모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오인받아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했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밤 그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레오폴드 카페에 앉아 있었다. 들이닥친 테러리스트들의 총격으로 카페 안은 아수라장이 됐고 5분 뒤 정신을 차렸을 때 옆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이때 그는 죽은 척하는 ‘연기’를 통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랍인과 비슷하게 생긴 그를 현지 경찰이 테러범으로 오인해 체포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그는 13시간을 유치장에서 꼬박 보낸 뒤 신원 확인을 받고 풀려날 수 있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배우는 어떤 역할도 소화해 낼 수 있지만, 이것은 연기가 아니라 현실이었다”며 악몽 같던 순간을 회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