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교리 후보요건 벗어나…2위 득표자 승계도 안돼”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가 교단의 수장인 감독회장 선출을 놓고 내분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최다 득표를 한 김국도 목사의 당선이 무효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부장판사 권택수)는 2일 감리교 고수철 목사가 김 목사를 상대로 낸 직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김 목사는 감독회장 직함을 쓰지 말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감리교 ‘교리와 장정’에 따르면 사회재판법에 따라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는 교인은 감리교의 대표자가 될 수 없다”며 “김 목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어 피선거권이 없는 만큼 당선은 무효”라고 밝혔다.
감리회 본부는 9월 25일 열린 감독회장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김 목사가 벌금형 등의 이유로 후보자격을 잃었다며 차순위 득표자인 고 목사를 당선자로 선포했다.
이에 대해 김 목사가 감독회장 당선인은 자신이라고 주장하며 감리회 본부에서 직무를 보기 시작하자, 고 목사는 김 목사에 대해 자신의 직무를 방해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감리교 교리에 당선무효 때에는 재선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김 목사의 당선이 무효라는 것만으로 고 목사가 당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 목사가 자신의 당선을 인정해 달라는 취지의 나머지 신청 부분은 기각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