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 어제 ‘거북선 탐사’ 중간 보고회
과연 거북선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경남도가 ‘이순신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으로 거북선 발굴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해역에서 조선 수군의 그릇과 도자기 등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거북선의 실체 규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남도는 2일 통영시 산양읍 ‘거북선 모형연구소’에서 거북선 탐사 중간 보고회를 열고 “수중탐사 업체가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일대에서 탐사를 벌인 결과 40여 점의 유물을 수습했으며, 이 가운데 7점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사용한 밥그릇과 술병”이라고 밝혔다. 유물은 전문가의 고증을 거쳤으며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신고를 마쳤다.
특히 이 일대 해저 뻘층을 첨단장비로 촬영한 데이터 760여 개를 정밀 분석한 결과 57개 데이터가 선체 조각이나 무기류 등으로 추정됐다. 경남도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뻘층을 빨아들여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칠천도 주변에서 거북선 잔해의 발굴 가능성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 해역은 원균의 지휘를 받은 조선수군이 정유재란 기간인 1597년 7월 일본군과 싸우며 거북선과 판옥선 등 조선 군선 150척 안팎이 파손되고 1만여 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은 임진왜란 최대 패전의 현장. 그만큼 거북선 발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지목돼 왔다.
전문가들은 “이상 물체가 감지된 뻘 속에 임란 당시 사용했던 천자총통 등 무기류나 금강송으로 만든 선체 일부가 묻혀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부식이 느리게 진행된다”며 “임란 당시 무기나 거북선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이날 중간보고회와 함께 ‘경남 임진왜란 7년사’ 헌정식, 사이버 임진왜란 홈페이지 오픈식, 거북선 모형연구소(소장 안광일) 준공식도 개최했다.
이순신 프로젝트 자문위원인 원광대 박물관장 나종우 교수는 “첨단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양한 유물과 탐사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거북선이나 판옥선, 무기 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