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감독과 국내파 감독의 맞대결이 1년 만에 다시 성사됐다.
FC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과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은 3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한판 승부를 펼친다.
이날 경기에서 축구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과 양상이 비슷한 해외파 감독과 국내 토종 감독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점.
지난해에는 해외파 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포항)의 승리로 돌아갔다. 당시 결승전을 치렀던 김학범(성남) 감독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파리아스매직’에 무릎을 꿇은 것. 국내파 감독들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에 차 감독은 더 이상 외국인 감독에게 굴욕을 당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우선 차 감독은 귀네슈 감독보다 K-리그 우승 경험에서 앞서있다. 2004년 수원 부임 첫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올 시즌 컵대회 우승으로 ‘더블’을 노리고 있다. 역대전적에서도 5승 1무 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차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2년간의 실패는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귀네슈 감독의 도전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차 감독에게는 걱정스러운 부분이 더 많다. 유럽에서 뛰어난 감독 역량을 발휘했던 귀네슈에게는 풍부한 큰 무대 경험이 있다. 차 감독은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반면 귀네슈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터키를 3위에 올려 놓았다. 뿐만 아니라 귀네슈는 터키 리그에서 6회 우승, 컵대회 5회 우승 등 결승에서 단 한 번도 미끄러진 적이 없다.
게다가 정규리그 1위의 프리미엄을 얻어 25일간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졌지만 선수들의 무뎌진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는 것에 애를 먹고 있고, 정규리그 막판 서울과의 빅매치를 모두 패해 선수들이 다소 얼어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올 시즌을 통해 명실상부 K-리그 최고의 명장으로 우뚝 선 차 감독과 ‘외국인 감독은 국내 감독과 뭔가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귀네슈 감독. 축구팬들의 관심은 지금 두 명장의 외나무다리 대결이 펼쳐질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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