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레나룻 다듬는 면도기 등 융합 용품도 선보여
《불황이 본격화하면서 미용 및 패션업계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컨버전스(융합)’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전자업계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기능을 단순화한 ‘디버전스(분화)’ 제품으로 경기 침체를 이겨내려는 모습과는 상반된 전략이다. 올겨울 눈에 띄는 ‘컨버전스 미용, 패션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 구레나룻 정리하는 면도기, 립 틴트 달린 마스카라
면도기 브랜드 ‘쉬크’는 최근 ‘쿼트로4 티타늄 트리머’라는 면도기를 출시했다. 면도기 손잡이 뒤쪽에 건전지로 작동되는 전동 트리머를 단 제품이다. 트리머는 0.3∼6mm까지 수염이나 머리카락을 정리할 수 있는 도구로, 콧수염이나 구레나룻을 기르는 남성들에게 유용하다. 눈썹이나 목 뒷머리를 정리하는 데도 쓸 수 있다.
이은희 쉬크 마케팅 담당 과장은 “굳이 미용실을 찾지 않아도 구레나룻이나 수염을 쉽게 스타일링할 수 있어 젊은 남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전지 포함 1만4900원 안팎에 팔린다.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립 앤 아이 디자이너’는 제품의 양쪽에 눈썹 화장용 마스카라와 입술 화장용 립 틴트가 함께 달려 있어 사용과 휴대가 간편하다. 8000원 선.
자동 회전 브러시와 드라이어가 함께 달린 ‘로벤타’의 ‘브러시 액티브’, 디지털 칩이 내장돼 스트레이트와 웨이브를 동시에 해결하는 ‘바비리스’의 ‘벨리스 원샷 디지털 세팅’ 등도 다기능 미용 제품이다. 브러시 액티브 11만2000원 선, 벨리스 원샷 디지털 세팅 7만9000원 선이다.
○ 한 벌로 여러 벌 효과, 다용도 강조하는 패션업계
패션업계는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멀티 유즈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하나의 아이템으로 여러 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제품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웨어를 새로 내놓았다. 아이더의 ‘그라우스 디터처블 재킷’은 고어텍스 소재의 외피, 다운 소재의 내피를 각각 따로 입거나 둘을 겹쳐 입는 등 3가지의 서로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김연희 아이더 기획팀 차장은 “한 가지 아이템으로 3가지의 코디가 가능해 가을부터 한겨울까지 실용적으로 입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46만9000원. 한때 유행했던 양면 재킷도 다시 나왔다. 코오롱 ‘헤드’ 브랜드의 ‘H2X 히어로 다운 재킷’은 가벼운 데다 양면으로 입을 수 있어 실용적이다. 29만9000원.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비교적 싼 패션 잡화들도 ‘멀티 유즈형’이 인기다. 디앤샵에서 판매하는 ‘바이조이’의 ‘스웨이드 롱부츠’(1만9800원)는 접으면 미들 부츠로, 펴면 롱부츠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달에만 300켤레가 팔렸다. ‘소보제화’의 ‘가죽 롱부츠’(4만4820원)도 비슷한 아이템으로 지난달 400여 켤레가 나간 인기 상품이다.
이 밖에 모자와 목도리를 결합한 ‘후드 머플러’(5900원)도 독특한 기능을 가진 패션 아이템으로 꼽힌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