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인해 요양센터를 찾는 노인이 크게 늘었다. 치매는 초기에 가벼운 건망증과 구별이 잘 안되므로 조기발견이 어렵다. 김모 할머니가 우리 센터에 처음 왔을 때도 치매가 8년 이상 진행된 상태였다. 옷차림은 노숙자 같았다. 심한 욕창 때문에 옆에 있기가 힘들 정도로 냄새가 심했다. 할머니의 보호자들은 50, 60대인데 오랜 기간 어머니를 부양하느라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모습이었다.
센터 간호사들은 김 할머니의 빠른 회복을 위해 매달렸다. 자주 씻기고 보습에 신경 쓰자 욕창 등으로 상한 피부가 회복되고 냄새가 사라졌다. 또 부드러운 음식부터 먹을 수 있도록 도와드렸고 정기적 운동을 위해 휠체어로 모시고 다녔다. 그러자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센터에 할머니를 맡긴 가족도 자기 생활에 전념하면서 경제적으로 훨씬 나아진 모습이었다.
기피 질병 1순위로 꼽히는 치매는 말기에 이르면 가족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환자 가족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는 점이 피부로 느껴진다.
조기 발견을 위한 무료검진이 확대되는 등 과거에 비해 치매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질환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이정희 간호사·서울 성동구 홍익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