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여파로 지역경제 사정도 더욱 안 좋아져 연말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손길이 절실합니다. 다소 여유가 있는 시민들이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2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종각 옆 광장. 사회복지법인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철호(48·사진) 사무국장은 이웃사랑 성금 모금 실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사랑의 행복 온도탑’ 조형물을 설치한 뒤 이같이 말했다.》
“한푼… 두푼… 情쌓이는 연말연시 기대”
이날 열린 사랑의 행복 온도탑 제막식에는 김범일 대구시장 등 지역 기관 및 단체장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온도탑은 내년 1월 말까지 운영되며 이웃사랑 성금 모금 실적에 따라 온도계 눈금이 높아져 시민들이 모금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모금 활동의 실무를 10년째 맡고 있는 신 사무국장은 “대구시내 각 동사무소와 대구은행 각 지점 등 700여 곳에 설치된 모금함 등을 통해 성금을 모을 예정”이라며 “두 달간 목표액인 29억1000만 원을 모으기 위해 시민을 상대로 다양한 캠페인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은 성금의 50%는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직접 전달하고 나머지는 지역 사회복지기관 140곳을 통해 나눠 줄 것”이라며 “자동응답전화인 ARS(060-700-1212)를 통해 성금을 낼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웃을 돕는 사람의 역할도 소중하지만 도움을 받게 된 분들도 도와주는 분들을 존중하고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는 게 필요하다”며 “생활이 곤궁하다고 도움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 아쉬울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는 경기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대구 출신의 한 기업인이 성금 5000만 원을 선뜻 내놓고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알려주지 않고 돌아갔습니다. 익명의 기부자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받곤 합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분이 이웃사랑의 행렬에 동참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대구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딴 그는 지역 사회복지기관에만 20년간 몸담아 왔다.
그는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가정, 노숙인 등을 보살필 수 있는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성금을 활용할 방침”이라며 “이웃돕기 성금을 모으는 것 못지않게 성금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해 늘 고민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올해 모금활동의 슬로건은 ‘나눔,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며 누구에게든지 당장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