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일본을 대신해 북한에 중유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터 로위 주한 호주 대사(북한 대사 겸임)는 4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호주는 일본을 대신해 대북 중유 지원 역할을 맡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며, 그런 역할의 수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와 핵무기 기술의 확산금지가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호주의 대북 중유 지원은 6자 회담 국가들, 특히 일본과의 협의 결과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은 납치문제를 들어 북한에 대한 유류지원 문제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미국은 일본 외에 중유를 지원할 제3국가를 찾고 있다.
로위 대사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에 대해서 “호주는 북한에 대해 그동안 음식과 의약품 등 900억원 정도의 인도적인 도움을 제공했었다”며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진행한다면 대북 경제지원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와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과 관련해 “북한이 남한을 압박해 강경한 대북정책을 완화시키고 경제지원을 얻어내려고 시도하는 것 같다”며 “북한의 이런 행동은 타 국가들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지난 수년간 북한이 즐겨 사용해 온 전형적인 도발적 벼랑 끝 전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호주 국가평가원 한국담당과장과 주한 호주 부대사를 지낸 로위 대사는 2006년 1월부터 주한 호주 대사로 근무하고 있는 지한파로 알려져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