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이 가져온
달 암석도
직접 만져요”
“달 암석 중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만져서 표면이 매끄러워진 것도 있어요.”
어두컴컴한 전시실에 들어가자 아폴로 우주인이 달에서 직접 가져온 암석(월석)이 나란히 놓여 있다. 일부 월석은 직접 만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스페이스센터 휴스턴’ 로저 본스타인 마케팅 이사의 설명이다. 취재 당시에는 허리케인 아이크의 피해에 대비해 월석을 비닐에 넣어 두었다.
스페이스센터 휴스턴은 미국 텍사스 주 동남부에 위치한 미국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의 공식적인 방문자센터이자 우주탐사 체험형 과학관이다. 유인 우주탐사의 산실인 존슨우주센터에 딸려 있는 과학관답게 미국의 우주탐사 성과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활동, 영화, 전시물, 라이브 쇼가 모두 250개가 넘는다.
○ 불탄 아폴로 우주선이 눈앞에
“귀한 호프 다이아몬드를 구두상자에 넣어 둔 꼴이었다.”
1980년대까지 우주탐사와 관련한 장비나 모형을 강당 복도에 진열했던 일을 두고 존슨우주센터 할 스톨 전 홍보실장이 내뱉은 말이다. 그는 존슨우주센터와 휴스턴의 지도급 인사를 연결해 비영리단체인 유인우주비행교육재단(MSFEFI)을 창설했고, 이 재단이 존슨우주센터의 보물을 전시할 스페이스센터 휴스턴을 세웠다.
스페이스센터 휴스턴에는 고더드 로켓의 최초 모형, 머큐리 우주선, 제미니 우주선, 아폴로 우주선 실물, 우주정거장 스카이랩의 훈련모의장치, 우주왕복선 실물 모형 등이 진열돼 있다. 특히 3명의 우주인이 타고 달에 다녀온 아폴로 17호 사령선을 보면 지구 대기와의 마찰 때문에 검게 탄 부분도 확인할 수 있다. 우주왕복선 실물 모형은 관람객이 조종실과 화물칸에 들어가 세부장치와 전체구조를 살필 수 있다.
한쪽에는 우주인들이 입었던 다양한 우주복이 전시돼 있다. 미국 최초의 우주인이 입은 우주복, 아폴로 13호 사고에서 탑승한 우주인을 살린 것으로 유명한 선내조끼를 비롯해 탈출복, 비행복, 선외활동복 등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 연령대별 맞춤형 숙박프로그램도
스페이스센터 휴스턴은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이 오락과 교육을 동시에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에듀테인먼트 복합시설답게 공을 공중으로 쏘며 로켓발사 원리를 이해하고 수많은 미로, 터널, 통로로 이뤄진 5층 높이의 놀이기구를 돌아다니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본스타인 이사는 “과학관은 체험을 창조해야 한다”며 “스페이스센터 휴스턴은 우주 마니아가 원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일종의 테마파크”라고 말했다.
우주정거장 실내를 본뜬 무대에서는 무중력 우주공간에서 우주인이 어떻게 먹고 씻고 자는지를 실연하며 설명하고, 5층 높이의 스크린에는 우주인이 선발돼 우주로 가서 동료와 우정을 나누는 장면이 펼쳐진다. 영화를 보면 우주에서 본 지구가 손에 잡힐 듯하고 로켓 발사 장면을 실제와 혼동할 정도다.
이곳에는 초중고교 학생들이 연령대에 맞게 참여할 수 있는 1박 2일 단체방문 프로그램도 있다. 참가 학생들은 공기로켓을 발사하며 뉴턴의 운동법칙을 깨닫고, 팀별로 로봇팔을 설계하고 시험하며, 달 표면에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차량을 제작하며 밤새는 줄 모른다.
NASA에서 우주비행 임무가 진행되고 있다면, 방문객은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우주인이 존슨우주센터와 교신하는 목소리도 엿들을 수 있다. “휴스턴, 나와라. 여기는 우주….” 생생한 우주가 과학관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휴스턴=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이것만은 꼭!▼
궤도전차 타고 90분간 투어
NASA존슨우주센터 한눈에
궤도전차(트램)를 타고 NASA 존슨우주센터를 90분간 둘러보는 ‘NASA 트램 투어’는 방문객에게 인기 만점. 국제우주정거장, 우주왕복선, 미래 달 탐사용 유인우주선(오리온) 실물 모형을 직접 보고 평소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미션통제센터를 엿보며 새턴V라는 대형로켓이 있는 로켓공원을 방문한다. 운이 좋으면 물속에서 무중력 훈련을 하는 우주인도 만날 수 있다.
:스페이스센터 휴스턴은:
△개관: 1992년
△건물 면적: 1만6700m²
△전체 전시활동: 250개
△직원: 120명
△1년 방문객: 72만 명
△교통편: 휴스턴 국제공항에서 버스나 택시 이용